이란 여성들, 남자 경기 관람을 許하노라

이란 여성들, 남자 경기 관람을 許하노라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04-07 00:02
업데이트 2015-04-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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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에 일부 스포츠 관중 허용… FIFA 압박·대회 유치 실패에 백기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축구처럼 남자 선수가 뛰는 경기에 여성 관람을 금지해 온 이란이 관련 규정을 완화한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등이 공개적으로 이란의 관람 제한 조치를 비난하고, 국제대회 유치에서도 불이익이 가해지자 단행된 조치다.

압둘하미드 아흐마디 이란 체육부 차관은 지난 4일 “일부 스포츠 이벤트에 한해 여성끼리, 혹은 가족과 함께 남자 선수가 뛰는 경기 관람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경기에서부터 여성 관객이 관중석에 앉을 수 있을지는 미정이지만, 이르면 다음달부터 여성 관람이 이뤄질 수 있다고 AP는 관측했다.

지난 1월 호주에서 아시안컵이 열릴 때부터 이란의 여성 관중 허용 여부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남녀 혼성으로 꾸려졌던 이란 응원단은 ‘이란 여성들을 축구장으로’라고 쓴 걸개를 내걸었다. 일부 여성들이 이란 선수들과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이란 내에서 위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때를 맞춰 국제사회는 1979년 이란 혁명 지도자였던 호메이니가 단행한 여성 관중 금지 정책이 수십년째 이어지는 데 비난을 쏟아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달 8일 “여자축구가 발전 중인데 이란이 여전히 여성 관중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점을 참을 수 없다”며 공개 비판했다.

이에 더해 2019년 아시안컵 개최국 경쟁에서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밀린 이유가 여성 관중 금지 정책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된 게 이란 당국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AP는 분석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4-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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