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방류 1주일간 도쿄에 3만 4300건
중국발 항의전화, 멀리 떨어진 시즈오카까지
아사히TV “SNS로 확산…진정 기미 안 보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후지산의 모습. 퍼블릭 도메인
중국발 ‘스팸성’ 항의전화는 중앙정부와 도쿄전력이 있는 도쿄도 및 원전이 위치한 후쿠시마현 등에 집중되고 있지만, 시즈오카현 등 한참 떨어진 지역에도 무차별로 걸려 오고 있다.
TV아사히는 1일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일본이 ‘오염수’를 부르는 명칭) 방출과 관련된 중국 측 불만의 목소리가 31일에도 소셜미디어(SNS)에 넘쳐나는 등 진정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어민들이 지난 23일 주홍콩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얼굴 사진에 ‘방사능수’라고 적힌 물병을 이용해 물을 부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 EPA 연합뉴스
홍콩 EPA 연합뉴스
방류 개시 다음 날인 25일이 약 1만 9200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중국 식별번호 ‘86’으로 시작하는 국제전화였다.
전화를 받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중국어로 일방적으로 비난과 욕설을 쏟아낸 뒤 끊어버리는 것들이 많았다.
‘쇼리스이’(처리수), ‘바카’(바보), ‘시네’(죽어) 등 단어를 서툰 일본어로 거칠게 쏟아낸 뒤 끊어버리는경우도 있다. 발신 번호를 바꿔가며 전화를 걸기 때문에 일일이 차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뉴스가 나오는 TV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도쿄 AP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중국발로 추정되는 항의성 괴롭힘 전화가 전국 각지에 쇄도하고 있다”며 “외무성에는 8월 30일까지 약 500건, 도쿄전력에는 27일까지 6000건 이상의 전화가 걸려 왔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의 항의전화는 도쿄도 외에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미야기현, 이와테현 등 도호쿠 지방에 많이 걸려 오고 있다.
지난 24일 홍콩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AP 연합뉴스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 인근의 스즈오카현 후지시의 경우 자동음성 기계음으로 “왜 오염수를 우리 중국에 흘려보내나. 당신들은 바보인가. 당신들의 후지산이 빨리 폭발하기를 기원한다”라는 내용의 중국발 전화가 시청에 들어 왔다.
후지시청 관계자는 “항의 내용에 ‘후지산’이라는 말이 있어서 후지시를 선택한 것 같은데, 왜 우리에게 전화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같은 시즈오카현 간나미정 사무소에도 “바보, 왜 중국에 핵폐수를 흘려보내느냐”는 전화가 결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