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일을 가족이 모두 하기 때문에 정원 잔디깎는데만 2~3일이 걸리고, 와이파이도 잘 잡히지 않는다며 고충 토로
이탈리아 성에 살고 있는 19살 소녀와 그녀가 사는 성의 내부. 틱톡 화면 캡처
루도비카 산나자로는 가족이 28세대를 거쳐 물려받은 성에서 살고 있다. 이 성의 면적은 9290제곱미터(약 2800평)가 넘고, 방은 45개에 침실은 15개나 되며 역사적 기록은 1163년부터 시작된다.
산나자로는 “어렸을 때는 공주가 나오는 디즈니 영화를 보곤 했는데, 나도 영화 속 공주처럼 성 안을 뛰어다니거나 큰 방에서 춤을 추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성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공주가 살것 같은 성이 그저 자신의 집이란 사실을 가끔 잊어버린다고 밝혔다.
산나자로 가문의 성은 지난 5월 조식과 침대를 제공하는 숙박기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산나자로는 뮤지컬과 연기를 배우기 위해 지난해 미국 뉴욕으로 왔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계획이 중단됐다. 그녀는 격리를 위해 어린 시절을 보낸 성으로 다시 올 수 밖에 없었고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산나자로는 ‘캐슬 일기’란 제목으로 틱톡 계정을 만들어 성에서 사는 일상을 동영상으로 공유하고 잇다.
지난 3월 처음 틱톡에 올린 영상을 통해 전세계 네티즌들은 가족 교회, 언덕 아래 있는 얼음 저장고, 지하감옥, 비밀 통로, 와인 저장고가 있는 성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이 성에서 사는 것에 대한 환상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산나자로는 “사람들은 내가 집사와 하녀를 두고 공주처럼 살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 신호는 끊기기 일쑤고, 겨울에는 집이 매우 추우며, 휴대전화를 엉뚱한데 두었다가는 찾느라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성 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산나자로는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가는 다시 찾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서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 알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한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원 관리는 도움받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사를 가족들이 직접 하고 있다면서, 정원 잔디를 깍는데만 2~3일이 걸린다고 했다.
그녀는 “매일매일 나는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좀 더 궁금증이 생기고, 조금 다른 눈으로 이 성을 탐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