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24세 연상 퍼스트레이디 ‘프랑스판 미셸 오바마’ 되나

24세 연상 퍼스트레이디 ‘프랑스판 미셸 오바마’ 되나

이제훈 기자
이제훈 기자
입력 2017-05-08 22:04
업데이트 2017-05-09 11: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퍼스트레이디 트로뇌는

유세 동행하며 연설문 작성 도와…대통령 마크롱 만든 ‘숨은 공로자’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고교시절과 그의 은사인 브리짓 트로뉴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고교시절과 그의 은사인 브리짓 트로뉴 비즈니스 인사이더 웹사이트 캡처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며 프랑스 공화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된 중도 신당 ‘앙마르슈’(‘전진’이란 뜻)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1977년 12월 21일생으로 프랑스 정계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현 사회당 정부에서 2014~2016년 경제·산업·디지털 장관을 지낸 것 말고는 특별한 정치 경력이 없다. 의원 등 선출직 경력도 없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3년 전 마크롱을 장관에 임명했을 때 프랑스 언론은 “마크롱이 누구냐”고 했다.



●마크롱 3년 전 경제장관으로 정계 입문

2016년 8월 장관직에서 물러나 사회당을 탈당한 그는 좌우 이념에 구애받지 않는 ‘젊고 신선한 정치인’임을 내세웠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모두가 실패로 끝날 도박에 베팅했다고 여겼다. 마크롱의 ‘정치 스승’ 역할을 했던 알랭 맹크조차 차기 대선을 노리자고 했지만 그는 “지금이 적기”라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지난해 11월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주요 양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의 당파 싸움으로 잊힌 중산층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 선언 후 그는 2만 5000명의 시민을 심층 인터뷰해 자신만의 중도 성향 정책 선언문을 만들었다. 빅데이터를 사용해 주거지나 지역 성향을 분석했다.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용한 전략과 비슷한 방법이었다. 4명으로 시작한 마크롱의 지지단체는 몇 개월 만에 수천개로 불어났다.

북부 아미앵 출신인 그는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로 학업을 마친 뒤 재무부 금융 조사관으로 잠시 일하다 대형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로 이직해 투자 은행가로 성공했다. 그는 경제장관 재임 시 이른바 ‘마크롱 법’과 같은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 규제를 풀고 노동 시간과 해고 규정을 완화했다. 좌파 사회당 정권 성향과는 정반대 정책을 편 것이다.

●첫 만남은 고교 선생님과 제자 관계

부인인 브리지트 트로뇌는 마크롱의 평생 연인이자 영혼의 동반자, 최고 대변자로 불린다. 마크롱을 만든 숨은 공로자가 트로뇌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가장 활발하게 국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판 미셸 오바마’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53년 4월생인 트로뇌는 초콜릿 제조업을 하는 부유한 집안의 상속자다. 두 사람의 인연은 프랑스어와 라틴어 교사이던 트로뇌가 당시 15세이던 마크롱과 고교 연극반에서 교사와 제자로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40세의 트로뇌는 3명의 자녀를 둔 기혼자였다.

마크롱이 트로뇌를 사랑한다고 부모에게 고백하자 부모는 트로뇌의 딸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밝힐 정도로 충격은 컸다. 두 사람의 관계에 놀란 마크롱의 부모는 아들을 파리로 보냈지만 마크롱은 트로뇌와 결혼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후 트로뇌는 결국 이혼하고 2007년 마크롱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지만 마크롱은 트로뇌가 전남편과의 사이에 둔 세 자녀와 손주 7명이 모두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트로뇌의 자녀도 마크롱을 ‘대디’라고 부른다.

마크롱은 트로뇌가 지적인 영혼의 동반자이자 친구라고 자주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유세에 동행하고 남편의 연설문 작성을 돕기도 했다. 2015년 남편을 돕고자 교단을 떠났으며 퍼스트레이디로 청년 및 교육문제를 위해 싸우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7-05-09 8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