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개표 초반 ‘혼전’→‘탈퇴’…英 운명 바꾼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브렉시트 개표 초반 ‘혼전’→‘탈퇴’…英 운명 바꾼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6-24 14:45
수정 2016-06-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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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언변·대중적 인기 높은 정치인…전략적으로 선택한 EU회의론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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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부인 마리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부인 마리나. EU 탈퇴 진영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부인 마리나가 23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한 모습. 2016-06-24 사진=AP 연합뉴스
영국 국민들이 결국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브렉시트 개표 초반 ‘잔류’와 ‘탈퇴’의 대혼전이 벌어졌지만 결국 영국 국민들은 ‘탈퇴’에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이번 브렉시트 논쟁의 정치적 승자는 탈퇴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52) 전 런던시장이 됐다.

존슨은 2008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8년간 런던 시장을 지낸 보수당 정치인으로 브렉시트 캠페인 기간 “23일이 영국의 독립기념일”이라거나 “잔류 진영은 영국의 힘을 평가절하하며 공포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고 맹공하면서 탈퇴 진영을 앞장서 이끌었다.

영국의 운명을 바꿔놓은 주역으로서 그는 강력한 차기 당권 주자일 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끈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진정한 승리를 거둔 셈이 됐다.

같은 당의 캐머런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브렉시트 이슈를 국민투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가 패배한 터라, 보수당 의원 절반이 지지했고 결국 국민의 선택까지 받은 브렉시트 진영의 선두에 서 있던 존슨 전 시장이 차후 보수당 대표가 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캠페인 전에는 그보다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 꼽혔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잔류 진영을 택해 캐머런 총리의 그늘에 들어갔다가 결국 패배한 만큼 존슨 전 시장의 입지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명문 이튼스쿨,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일간 더타임스, 텔레그래프를 거쳐 정치잡지 스펙테이터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한 차례 총선에서 패배하고 나서 2001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의원으로 일하면서도 편집장 직을 유지하면서 TV 출연과 저술을 병행해 인지도를 높였다.

다소 어수룩한 듯한 외모에 직설적이고도 화려한 언변이 더해져 시민들로부터 ‘존슨 씨’가 아닌 ‘보리스’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그는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2008년, 2012년 두 차례 런던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대중교통에서의 알코올 소비 금지, 대중교통 체계 개편 등을 밀어붙이며 추진력이 강한 괴짜 이미지를 새긴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퇴임 후 하원의원으로 돌아간 그는 이번 브렉시트 투표를 이끌면서 전국구 스타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애초 보리스 전 시장은 적극적인 EU 탈퇴론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과거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던 그가 캐머런 총리에게서 등을 돌려 브렉시트 진영에 선 것은 “잃을 게 없다”는 계산 끝에 내린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브렉시트 진영을 이끌면서는 자극적인 언사를 거침없이 풀어놓으며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결국 국민을 설득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영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반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모순되고 완전히 위선적”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그를 “부분적으로 케냐인인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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