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안보 대응·개발은행 만들 것”…‘反트럼프 연대’ 몸집 키우는 시진핑

“SCO 안보 대응·개발은행 만들 것”…‘反트럼프 연대’ 몸집 키우는 시진핑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5-09-01 17:47
수정 2025-09-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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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사우스 등 20개국 결집

中, 3900억 무상 원조·2조원 대출
“냉전적 사고방식·괴롭힘에 반대”
美에 맞서 새 국제질서 주도 선언
왕이 “SCO가 종전 중재할 수도”
중국이 안보·경제협력 그룹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안보 위협 대응기구와 개발은행을 만들어 협력 수준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테러 방지 등 지역 문제 위주였던 회의체의 위상과 규모를 키워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신흥국과 개도국) 정상들이 ‘반미’ 결집의 구심점으로 삼도록 결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센터와 마약대응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건설해 회원국의 안보·경제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올바른 2차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또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 외교·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적 세계,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제창해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자 외교와 국제기구를 불신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SCO 회원국에 올해 안에 20억 위안(약 3900억원)을 무상 원조하고, 향후 3년간 은행연합체 회원 은행에 100억 위안(1조 9500억원)의 신규 대출을 해 주겠다고도 했다.

미국 등 서방과 북중러 간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면서 SCO에 참석한 글로벌 사우스 정상들도 상호관세 등 예측 불가능한 미국 정책에 맞서 ‘견제 연대체’로 단결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시 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등 최소 10명의 지도자들과 양자회담을 한 가운데 3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앞선 SCO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2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참석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대안으로 세계 평화는 물론 경협의 주도적인 역할자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평화를 이루려 노력하지만 중국도 똑같이 할 수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중재할 수 있다. 중국, 인도 등 SCO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09-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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