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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저격수’에 반기 든 아마존

‘아마존 저격수’에 반기 든 아마존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7-01 17:58
업데이트 2021-07-0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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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거래위원장 관련 기피 신청 제출
“칸, 공정하고 객관적 사안 검토 어려워”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미국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아마존 저격수’로 불리는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의 기본 입장이 아마존 관련 사안에 공정성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며 기피 신청을 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30일(현지시간) FTC에 칸 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마존은 신청서를 통해 “아마존에 대한 칸 위원장의 오랜 행적과 반복적 반독점법 위반 주장 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관찰자(제3자)라면 그가 더이상 열린 마음으로 관련 사안을 검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이 반독점법 위반 방어를 시도하려 해도 칸 위원장의 성향을 고려하면 FTC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련 사안을 검토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칸 위원장은 그동안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 문제를 비판해 왔다. 그의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 제목도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다. 그는 논문에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 가격에 영향이 없다면 독점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전통적인 시각은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칸 위원장은 지난해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에서 일했으며,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16개월간의 조사에서 핵심적인 인물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또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법사위의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했다.

아마존의 기피 신청은 FTC와 아마존 모두 중요한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아마존은 현재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인 MGM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FTC는 아마존의 MGM 인수 계약건 등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반독점법에 대한 관할권은 법무부와 FTC 2개 부처가 행사하지만, 아마존에 대해선 FTC가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된 상태다.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WSJ는 “아마존은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FTC가 자사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C는 아마존의 기피 신청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1-07-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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