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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 초상화 1000억원 낙찰, 코로나에도 르네상스 최고 경매가

보티첼리 초상화 1000억원 낙찰, 코로나에도 르네상스 최고 경매가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1-29 08:18
업데이트 2021-01-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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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돼 9218만 달러(약 1031억원)에 낙찰돼 이탈리아 화가 작품 가운데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산드로 보티첼리의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이 지난달 2일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소에서 미리 공개됐을 때 한 직원이 그림 옆에 서 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돼 9218만 달러(약 1031억원)에 낙찰돼 이탈리아 화가 작품 가운데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산드로 보티첼리의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이 지난달 2일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소에서 미리 공개됐을 때 한 직원이 그림 옆에 서 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산드로 보티첼리가 남긴 희귀 초상화가 뉴욕 경매에서 9218만 달러(약 1031억원)에 팔렸다. 39년 전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과 비교하면 70배가 뛴 가격이다.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8일(현지시간)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됐는데 보티첼리의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낙찰자에게 돌아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470년대 또는 148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피렌체의 귀족 청년을 그린 초상화다.

모델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초상화 속에서 금발의 청년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수염이 덥수룩한 성인이 그려진 원형 메달을 두 손으로 들고 있다. 원형 메달의 그림은 시에나 화가 바르톨로메오 불가리니에게 헌정하기 위해 그려진 14세기 작품이다.

현재 남아있는 10여점의 보티첼리 초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82년 영국에서 진행된 한 경매를 통해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셸던 솔로는 81만 파운드(약 12억 3900만원)에 이 그림을 낙찰받았다. 솔로가 지난해 11월 사망하면서 남긴 5억달러 상당의 미술품 컬렉션 중 하나였다.
보티첼리의 초상화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의 메달 안에는 시에나의 화가 바르톨로메오 불가리니가 그린 그림이 일종의 오마주로 들어가 있다. 불가리니의 작품은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보티첼리의 초상화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의 메달 안에는 시에나의 화가 바르톨로메오 불가리니가 그린 그림이 일종의 오마주로 들어가 있다. 불가리니의 작품은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이날 경매에서 올해 들어 최고의 낙찰가가 나옴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위축된 미술 경매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부풀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 미술 경매시장은 전후나 현대 작품으로 쏠림 현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더비는 이번 경매를 앞두고 흥행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 작품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돌며 이 그림을 다룬 학술 논문들과 미학 분석서 등과 함께 미리 전시했다.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는 “이 그림의 청년보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여행을 한 이는 우리가 아는 한 찾기 힘들 것”이라고 농을 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5분 정도 경매가 진행돼 두 원매자가 가격을 불러댔다.

이전 보티첼리의 그림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가는 2013년 ‘젊은 세례 요한과 함께 한 성모 마리아와 아이’였는데 1040만 달러였다. 2006년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2’ 초상화가 8790만 달러에, 1990년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이 8250만 달러에 낙찰됐다.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은 200년 동안 웨일스의 한 귀족 가문에서 전해져 오다 20세기 초반 시장에 출현할 때까지 어떤 미술사학자도 존재 자체를 몰랐던 그림이다. 솔로는 지난 40년 동안 이 그림을 공적 전시에 많이 내놓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국립미술관 등에서 대중을 만났다.

보티첼리는 생전에 그리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고 19세기 무렵에야 겨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지금은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예술가 중의 한 명이며 앤디 워홀 등 오늘날의 팝컬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레이디 가가의 2013년 앨범 ‘아트팝’은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 가운데 몇몇 요소를 차용했으며 싱글 중에는 ‘비너스’가 포함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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