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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동안 ‘러시’ 드럼 두들긴 닐 퍼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동안 ‘러시’ 드럼 두들긴 닐 퍼트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1-11 12:43
업데이트 2020-01-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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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캐나다 드러머 닐 퍼트가 2015년 6월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그룹 ‘러시’ 결성 40주년 기념 공연 겸 자신의 은퇴 무대에서 드럼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캐나다 드러머 닐 퍼트가 2015년 6월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그룹 ‘러시’ 결성 40주년 기념 공연 겸 자신의 은퇴 무대에서 드럼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캐나다 록그룹 ‘러시’의 드러머였으며 많은 곡의 가사를 쓴 닐 퍼트가 3년 6개월의 뇌암과 싸운 끝에 6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45년 동안 고인이 몸 담은 러시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퍼트가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에 스러지고 말았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1일 전했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 뷰가 모두 이 병에 목숨을 잃었다고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전했다. 유족들의 대변인도 미국 잡지 롤링스톤에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 유족으로는 사진작가 부인 캐리 넛트올과 딸 올리비아를 남겼다.

이 잡지가 뽑은 역대 최고의 드러머 네 번째를 차지한 퍼트는 기술적으로 아주 빼어났으며 특히 공연 무대를 탁월하게 장악하는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뮤지션들과 팬들 모두 사랑한 드러머이기도 했다.

1968년 싱어 겸 베이시스트 게디 리와 기타리스트 알렉스 라이프슨, 드러머 존 럿시가 결성한 러시에 퍼트는 럿시를 대신해 1974년 합류했다. 처음에는 하드록을 위주로 하다 나중에 차츰 재즈록 쪽으로 옮겨갔다. 40년 넘게 장수한 밴드의 일원이었다. 퍼트는 2015년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은퇴했는데 세월이 자신을 “게임 아웃”시켰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3년 4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키아 극장에서 제28회 연례 로큰롤 명예의전당 헌액식에 앞서 러시의 세 멤버 알렉스 라이프슨, 닐 퍼트, 게디 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2013년 4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키아 극장에서 제28회 연례 로큰롤 명예의전당 헌액식에 앞서 러시의 세 멤버 알렉스 라이프슨, 닐 퍼트, 게디 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힙합 그룹 더 룻츠의 드러머 퀘스트러브는 퍼트가 드럼 세트에 앉아 있는 흑백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조의를 표했다. 덴마크 출신의 메탈리카 드러머 라스 울리히도 인스타그램에 퍼트의 영감을 받아 드러머의 길을 걸었다고 토로했다.

이 3인조 밴드는 ‘더 스피릿 오브 라디오 앤드 톰 소여’ 등 수많은 히트곡들과 함께 미국에서만 2500만장의 앨범 판매를 기록했다. 을 남겼다. 2013년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많은 이들이 트위터에 추모의 글을 올리고 있는데 그룹 키스의 리더 진 시몬즈는 “친절한 영혼”을 지녔던 인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배우로 많은 음악영화에 출연했으며 2001년 데뷔한 ‘터네이셔스 디(Tenacious D)’ 멤버인 잭 블랙도 “장인이 많이 그리울 것이다. 닐 퍼트 영면(RIP)을”이란 트윗을 날렸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레전드를 잃었다. 그의 영향력과 유산은 캐나다와 전 세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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