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美 반유대주의 범죄… 트럼프 책임론 커졌다

심상찮은 美 반유대주의 범죄… 트럼프 책임론 커졌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9-12-30 22:58
업데이트 2019-12-31 01: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랍비 집에서 괴한 흉기 휘둘러 5명 부상

뉴욕서 보름새 8건… 2017년 최다 발생
“트럼프, 증오·분열 부추겨” 정치권 공방

미국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인종·종교를 둘러싼 분열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책임론 공방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록랜드 카운티 몬시의 유대교 랍비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시기와 겹치는 유대교 축일인 하누카를 기념하는 행사 도중 벌어진 사건으로, 5명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건 하루 뒤인 29일 트위터에 “사악한 반유대주의 재앙에 맞서 싸우고 대적해야 한다”는 반응을 올렸다.

미국에서의 반유대 범죄는 2013년 800건 아래로 떨어진 뒤 꾸준히 상승해 2017년에는 1986건, 2018년엔 1879건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57% 급증했던 2017년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모든 주에서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일어난 해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뉴욕에서 접수된 반유대주의 사건만 8건에 이르는 등 올해도 2017·2018년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2018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4월엔 캘리포니아주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범죄가 일어나는 등 최근 반유대 범죄는 수위가 더욱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경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사회의 깊어지는 분열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79년 처음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은 반유대 범죄가 일어났던 2017년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해이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탄핵 사태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유대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반유대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을 반복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지난 몇 년간 이 나라에서 증오의 기운이 생겨났다. 대부분은 워싱턴에서 비롯됐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12-31 8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