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기후 악당’ 석탄 퇴출 미완으로… 한국도 탄소중립 압박 커져

‘기후 악당’ 석탄 퇴출 미완으로… 한국도 탄소중립 압박 커져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1-11-14 20:40
업데이트 2021-11-15 01:3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COP26 ‘글래스고 조약’ 채택 의의

샤르마 의장 “위태로운 승리” 사과
툰베리 “요약해줌:어쩌구…” 혹평
韓, G20 중 1인당 온실가스 배출 2위
“한국 협조 없이 세계 목표 달성 못해”

이미지 확대
아쉬움 남긴 ‘글래스고 조약’13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알로크 샤르마 COP26 의장이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발표한 후 박수를 받고 있다. 글래스고 로이터 연합뉴스
아쉬움 남긴 ‘글래스고 조약’13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알로크 샤르마 COP26 의장이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발표한 후 박수를 받고 있다.
글래스고 로이터 연합뉴스
“위태로운 승리입니다. ‘1.5도’가 살아 있지만 맥박이 약합니다.”

1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알로크 샤르마 COP26 의장은 협상이 타결된 뒤 의사봉을 내려놓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대표적인 ‘기후 악당’인 석탄을 퇴출하려는 역사적인 시도가 ‘미완’으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COP26에서 합의한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통해 지구 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 아래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인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 등에 합의했다. 인도와 중국 등의 반발로 초안에서의 ‘중단’이 ‘감축’으로 후퇴돼 아쉬움을 남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집단적인 정치 의지가 몇 가지 모순을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기후 참사의 문을 노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석탄 감축이 선언에 머물 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트위터에 “요약해줌: 어쩌구 저쩌구(Blah, blah, blah.)”라며 협상이 내용 없이 끝났다고 혹평했다. 세계 각국은 합의에서 5년마다 제출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주기를 앞당겨 내년에 ‘1.5도’에 맞게 다시 제시하기로 했다. 또 선진국들이 기후위기 피해 국가들을 위해 지원하는 기금을 2019년 대비 2025년에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미지 확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나라 역시 ‘탄소중립’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한 압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국의 환경·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지난 1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발전으로 인한 주요 20개국(G20)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2015~2020년 연평균)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3.81t)가 호주(5.34t)의 뒤를 이은 세계 2위였다.

우리나라는 주요 경제국이 2030년대에 탈석탄 달성을 위한 기술과 정책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글로벌 탈석탄 전환 선언’에 세계 40여개국과 함께 서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는 탈석탄 시점을 2050년으로 잡은 채 이번 선언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방향에 동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탄소 집약 산업 구조인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없다면 세계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1-11-15 2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