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우리에 갇혀 지낸 美 18개월 아기 구출…뱀·쥐 우글거려

개 우리에 갇혀 지낸 美 18개월 아기 구출…뱀·쥐 우글거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6-27 12:59
수정 2020-06-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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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주 헨리 카운티의 한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 안에서 개 우리에 갇힌 채 발견된 생후 18개월 아동.  헨리 카운티 경찰 제공
테네시주 헨리 카운티의 한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 안에서 개 우리에 갇힌 채 발견된 생후 18개월 아동.
헨리 카운티 경찰 제공
25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헨리카운티의 한 시골 마을에서 동물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믿기 힘든 광경을 발견하게 됐다.

신고자가 지목한 곳은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과 그 주변 일대였는데, 잡초가 드문드문 자라는 공터에 세워진 수십개의 철제 우리 속엔 개, 고양이, 닭, 토끼, 도마뱀 등 각종 동물들이 있었다.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간 경찰은 충격적인 장면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트레일러 주택 안에도 가로·세로 약 1.2m 크기의 철제 개 우리가 있었는데, 우리 안에는 다름 아닌 남자아기가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철제 우리는 배설물과 벌레로 뒤덮여 있었고, 주위엔 약 3m 길이의 대형 보아뱀과 쥐들이 사방을 기어다녔다.

경찰은 “아이는 마치 동물처럼 살고 있었다”며 “트레일러 주택 바닥에는 배설물과 바퀴벌레, 구더기가 가득했다.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아기는 이제 겨우 생후 18개월이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생후 18개월 아들을 개 우리에 방치한 혐의로 체포된 엄마 헤더 스카버(42), 계부 토마스 브라운(46), 의붓할아버지 찰스 브라운(82).  헨리 카운티 경찰
생후 18개월 아들을 개 우리에 방치한 혐의로 체포된 엄마 헤더 스카버(42), 계부 토마스 브라운(46), 의붓할아버지 찰스 브라운(82).
헨리 카운티 경찰
이 곳엔 아이 외에 아이의 엄마 헤더 스카버(42), 계부 토마스 브라운(46), 의붓할아버지 찰스 브라운(82)이 살고 있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대마초와 권총 17정도 압수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아이를 방치한 이들 3명을 아동학대와 동물학대, 총기와 마약 소지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고, 아이는 아동보호소로 이송했다.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 주변에서 발견된 동물 사육장.  헨리 카운티 경찰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 주변에서 발견된 동물 사육장.
헨리 카운티 경찰
경찰이 트레일러 주택 안팎에 있는 동물들을 조사해 개 56마리, 고양이 3마리, 닭 86마리, 토끼 10마리, 잉꼬 4마리에 꿩 1마리, 하늘다람쥐 3마리를 비롯해 햄스터 등 설치류 500여 마리를 압수했다. 여기에 뱀도 8마리가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이들 가족이 체포되면서도 아이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그저 동물들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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