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령 내려놓고 지도층은 왜 이탈하나

코로나 봉쇄령 내려놓고 지도층은 왜 이탈하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5-17 14:56
업데이트 2020-05-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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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리노이 주지사 가족, 타주로 여행
주지사 “봉쇄해제 시위대가 안전 위협”
공화당 “주지사 부인부터 봉쇄령 어겨”

이방카 가족도 유월절 여행 갔다 비판
英 방역전문가도 집에 애인 왔다 사임
스코틀랜드 방역책임자도 별장 가 사임

‘일반인과 달리 난 유연하게 방역 가능’
잘못된 믿음에 지도층 일탈 벌이는 듯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의 봉쇄 정책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통신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의 봉쇄 정책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통신
일리노이 주지사 가족이 자택대피령 중 가족여행을 떠나 논란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 가족도 봉쇄령에도 여행을 떠났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고,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방역수장도 같은 일로 비난에 직면했다.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 각국 지도층의 일탈은 왜 끊이지 않을까.

지난 15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의 보도에 따르면 J.B.프리츠커 주지사(55)는 부인과 딸이 지난 3월부터 플로리다주에 머물다 최근 시카고로 돌아왔고, 이와 별도로 위스콘신주를 방문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3월 21일부터 주 전역에 자택대피령을 발령했고 이달 말까지 재연장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난달 말 기자들의 같은 질문에는 “공무가 아니기 때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의혹이 확산되자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족들의 여행에 대해 플로리다는 자택대피령 전에 갔고, 위스콘신에는 가족의 말농장을 관리하게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츠커 가문은 호텔체인 ‘하얏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주지사 역시 유산상속자 중 하나다. 그는 포브스 추정 자산 34억 달러(약 4조 1000억원)로 미국 공직자 부호 순위 1위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또 “자택대피령 해제를 주장하는 시위대의 푯말 문구에 나에 대한 혐오와 잠재적 폭력 가능성이 묻어있다. 나와 가족의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고도 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주지사 본인의 부인이 자택대피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일리노이 코로나19 확진자수(약 8만 5000명)는 전국 3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스컨퍼런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통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스컨퍼런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통신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지난달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및 세 자녀와 유대인 최대 명절인 ‘유월절’을 즐기기 위해 뉴저지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았다. 당시 워싱턴DC뿐 아니라 연방정부도 여행자제 지침을 내린 상태였다.

영국에서도 봉쇄 단행을 포함해 방역을 이끈 닐 퍼거슨(51)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감염병학 교수가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겨 정부 자문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봉쇄 기간에 내연 관계인 유부녀(38)를 집에 들였다. 앞서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도 봉쇄 기간에 에든버러의 자택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별장에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6일 사임했다.

지도층의 일탈에 대해 외신들은 시민들은 방역지침을 지켜야 코로나19 통제가 가능하지만 자신은 유연하게 움직이면서도 충분히 방역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봤다.

또 포브스는 일반 시민들도 방역지침을 거부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역지침을 무시하거나 반항하면서 자신이 코로나19에 대한 자기통제권을 가진 것으로 믿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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