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자료 읽고 ‘공부 부족’ 드러내…선거 앞두고 실점
경쟁자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장기 독주에 긴장이 풀린 탓인가.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각료들이 국회에서 잇달아 ‘헛발질’을 해 구설에 올랐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포스트 아베’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은 전날 중의원 특별위원회에 출석, 심의 중인 지역재생법 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설명하면서 같은 법률을 작년에 개정할 때 만든 자료를 약 2분 30초에 걸쳐 끝까지 읽었다.
이시바는 이후 실수를 인정한 뒤 제대로 된 자료를 새로 읽었다.
같은 날, 원자력을 담당하는 하야시 모토오(林幹雄) 경제산업상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사업 등에 대해 질문받자 답변을 하지 못해 심의가 여러차례 중단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공부가 부족했다는 자각은 있는가”라는 핀잔을 듣자 하야시는 “있다”고 인정한 뒤 추후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전문적인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자민당 각료들의 실수는 이 뿐이 아니다.
앞서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환경상은 지난달 7일 나가노(長野)현 마쓰모토(松本)시에서 강연을 하면서 도쿄전력 제1원전 사고 후 정부가 정한 오염제거 장기목표인 ‘1m㏜(밀리시버트) 이하’에 대해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이 당시 환경상이 정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결국 사죄하고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또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자신의 직무와 직접 관련된 ‘환경의 날’(6월 5일)이 언제인지 알아맞히지 못했다.
또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지난달 9일 기자회견에서 북방영토(쿠릴 4개섬)의 한 섬인 ‘하보마이(齒舞)제도’의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업계를 관장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해 전파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아베 정권 내부에서는 이런 실책들이 7월 참의원 선거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복심이자 정권의 ‘군기반장’ 역할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5일 이시바의 실수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다”며 “관계 부처에 엄중 주의를 주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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