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이지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여객기를 공격해 추락시켰다고 주장하는 노림수 중 하나는 알카에다에 대한 확실한 ‘우위’를 갖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이슬람 테러조직의 대명사격인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과 IS의 급속한 세력 확장으로 지난해부터 빠르게 위축됐다.
그렇지만 아무리 IS가 활개를 쳐도 2001년 9·11이라는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악명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9·11 테러는 대규모 사상자를 냈고 미국 본토에 대한 첫 공격이었다. 이 테러로 미국 정부조차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알카에다라는 존재감이 세계에 각인됐다. 전 세계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테러가 중동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누구라도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이런 전대미문의 테러를 벌였던 알카에다도 미수에만 그쳤던 ‘목표’가 있다. 이번에 IS가 주장하는 날아가는 여객기를 공중에서 격추하거나 폭파시키는 테러다.
이런 방식의 테러를 저지르려면 기내에 실리는 수하물이나 항공기의 동체에 고성능 폭발물을 장치해야 하고, 공항의 엄중한 보안 검열을 통과해야 하는 탓에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알카에다도 9·11 테러 이전에 수차례 이를 기도했었다.
199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적발된 ‘보진카 계획’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계획은 빈라덴과 측근의 재정지원을 받아 1993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지하 주차장 테러범인 파키스탄인 람지 유세프와 그의 삼촌 칼리드 셰이크 모하마드가 꾸몄다. 칼리드 셰이크 모하마드가 바로 9·11 테러의 기획자 중 하나다.
김포행 대한항공 여객기를 포함해 민항기 10여대에 폭탄을 설치해 4천명을 공중에서 폭사시키려던 이 계획은 성사 직전까지 갔다.
유세프는 쇼핑몰과 극장에서 폭발물의 성능을 실험한 뒤 필리핀 항공의 여객기에 탑승, 연료통에서 가까운 자신의 좌석 밑에 시한폭탄을 장착하고 세부를 경유할 때 내렸다. 4시간 뒤 폭발물이 터졌고 승객이 1명 사망했지만 비행기는 다행히 일본에 비상착륙했다.
이 계획은 유세프 일당이 머물던 마닐라의 아파트에서 우연히 불이 나는 바람에 발각됐다.
2001년 9·11 사건 뒤 삼엄해진 항공 보안 정책에 잠시 주춤했던 알카에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폭발물 제조범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의 등장으로 다시 비행기 테러를 시도한다.
알아시리는 실패로 돌아간 2009년 미국 항공기를 겨냥한 성탄절 속옷 폭탄 테러와 2010년 화물기 프린터 폭탄 테러 등의 배후 인물이다.
2010년 프린터에서 발견된 폭탄은 영국 경찰 당국이 문제의 프린터를 확보하고도 카트리지에 든 폭발물을 쉽게 찾아내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이런 과거사를 고려해볼 때 러시아 여객기를 공중폭파했다는 IS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IS와 알카에다의 위치는 완전히 역전될 수 있다.
IS의 위세에 밀린 알카에다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빈라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동 전략을 구사할 만큼 반서방 지하드 세력에서 9·11 테러의 무게는 여전하다.
그러나 이번에 IS가 여객기 공중 폭파를 단 한번에 이뤄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IS는 9·11 테러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이는 중동권 극단주의자뿐 아니라 전세계 IS 추종자들에게 연쇄 모방 테러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에 불안과 공포를 일으킴으로써 IS의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다.
연합뉴스
중동 이슬람 테러조직의 대명사격인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과 IS의 급속한 세력 확장으로 지난해부터 빠르게 위축됐다.
그렇지만 아무리 IS가 활개를 쳐도 2001년 9·11이라는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악명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9·11 테러는 대규모 사상자를 냈고 미국 본토에 대한 첫 공격이었다. 이 테러로 미국 정부조차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알카에다라는 존재감이 세계에 각인됐다. 전 세계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테러가 중동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누구라도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이런 전대미문의 테러를 벌였던 알카에다도 미수에만 그쳤던 ‘목표’가 있다. 이번에 IS가 주장하는 날아가는 여객기를 공중에서 격추하거나 폭파시키는 테러다.
이런 방식의 테러를 저지르려면 기내에 실리는 수하물이나 항공기의 동체에 고성능 폭발물을 장치해야 하고, 공항의 엄중한 보안 검열을 통과해야 하는 탓에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알카에다도 9·11 테러 이전에 수차례 이를 기도했었다.
199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적발된 ‘보진카 계획’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계획은 빈라덴과 측근의 재정지원을 받아 1993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지하 주차장 테러범인 파키스탄인 람지 유세프와 그의 삼촌 칼리드 셰이크 모하마드가 꾸몄다. 칼리드 셰이크 모하마드가 바로 9·11 테러의 기획자 중 하나다.
김포행 대한항공 여객기를 포함해 민항기 10여대에 폭탄을 설치해 4천명을 공중에서 폭사시키려던 이 계획은 성사 직전까지 갔다.
유세프는 쇼핑몰과 극장에서 폭발물의 성능을 실험한 뒤 필리핀 항공의 여객기에 탑승, 연료통에서 가까운 자신의 좌석 밑에 시한폭탄을 장착하고 세부를 경유할 때 내렸다. 4시간 뒤 폭발물이 터졌고 승객이 1명 사망했지만 비행기는 다행히 일본에 비상착륙했다.
이 계획은 유세프 일당이 머물던 마닐라의 아파트에서 우연히 불이 나는 바람에 발각됐다.
2001년 9·11 사건 뒤 삼엄해진 항공 보안 정책에 잠시 주춤했던 알카에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폭발물 제조범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의 등장으로 다시 비행기 테러를 시도한다.
알아시리는 실패로 돌아간 2009년 미국 항공기를 겨냥한 성탄절 속옷 폭탄 테러와 2010년 화물기 프린터 폭탄 테러 등의 배후 인물이다.
2010년 프린터에서 발견된 폭탄은 영국 경찰 당국이 문제의 프린터를 확보하고도 카트리지에 든 폭발물을 쉽게 찾아내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이런 과거사를 고려해볼 때 러시아 여객기를 공중폭파했다는 IS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IS와 알카에다의 위치는 완전히 역전될 수 있다.
IS의 위세에 밀린 알카에다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빈라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동 전략을 구사할 만큼 반서방 지하드 세력에서 9·11 테러의 무게는 여전하다.
그러나 이번에 IS가 여객기 공중 폭파를 단 한번에 이뤄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IS는 9·11 테러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이는 중동권 극단주의자뿐 아니라 전세계 IS 추종자들에게 연쇄 모방 테러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에 불안과 공포를 일으킴으로써 IS의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