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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IS 프랑스 테러 공조설 설득력 약해

알카에다-IS 프랑스 테러 공조설 설득력 약해

입력 2015-01-12 11:17
업데이트 2015-01-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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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두 조직 지도부 반목 심해…테러범 개인적 연대인듯”

프랑스 테러에 이슬람 테러 단체의 양대축인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가 공조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공조한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테러한 범인 2명 가운데 한 사람인 셰리프 쿠아치는 프랑스 TV방송사인 BFM에 자신은 알카에다 예멘 지부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인질들도 테러범들이 예멘의 알카에다에서 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는 범행 직전에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쿨리발리는 IS가 자체 웹사이트에서 배포한 이 동영상에서 주간지를 습격한 쿠아치는 같은 팀이라며 그에게 수천 유로의 자금을 빌려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부분적으로는 함께, 부분적으로는 별개로 움직인다. 더 큰 충격을 얻기 위해 팀을 나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조직은 국제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주도권을 놓고 맹렬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랑스 테러의 범인들이 각기 알카에다와 IS와 연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전문가들을 당혹시키기에 충분하다.

노르웨이 방위연구소의 테러 전문가 토마스 헤그함머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주 당혹스럽다며 “시리아와 이라크를 벗어나면 두 조직의 적대가 현재로서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서방권 이슬람 사회에서는 아마도 이런 구분에 얽매여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기관의 반테러 전문가로 일했던 이브 트로티뇽은 과거 알제리 과격단체들이 국내에서는 서로 피의 보복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프랑스에서 벌이는 테러에는 공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트로티뇽은 알카에다와 IS의 공동 대의는 같다면서 프랑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타격해야 할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알카에다와 IS의 적대감을 감안한다면 양 조직의 지도부가 공조했을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간지 테러를 저지른 셰리프 쿠아치와 그의 형제 사이드 쿠아치, 그리고 유대인 식료품전 인질극을 벌인 쿨리발리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프랑스 테러를 두 조직의 주력 활동 무대인 중동에서 벗어나 있는 국외 네트워크의 말단 수준에서 벌어진 개별적인 지하디스트들의 연계라고 보고 있다.

AP통신이 접촉한 런던 킹즈 칼리지의 국제급진주의연구소의 피터 노이먼 소장도 공조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공조가 있었다면 아마도 말단 수준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쿨리발리의 공격은 주간지 테러범들보다 전문성이 떨어졌으며 우발적인 성격이 더 짙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프랑스의 경찰과 보안기관 관리들도 쿨리발리는 쿠아치 형제들에 비해서는 강한 이데올로기나 잘 조련된 전사의 모습이 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티모시 홀먼 연구원은 AP통신에 테러범들은 각자가 대표하고자한 조직을 배후로 삼았다면서 개인적 유대가 두 조직 지도부의 반목을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테러 분석가 올리비에 기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테러범들의 관계를 개인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알카에다와 IS가 국제 지하디스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여전히 경쟁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IS는 이번 사건과 같은 테러를 촉구해왔기 때문에 샤를리 에브도와 프랑스 경찰관, 유대인을 목표로 삼은 것은 두 조직에 수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안보연구소의 브루스 호프먼 소장은 두 조직의 이념적 차이는 크지 않다면서 가장 큰 단층은 알 카에다의 지도자 아이만 자와히리와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사이의 적대감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념적 차이는 크지 않지만 두 조직의 정치적인 간극은 점점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930년대에 옛 소련의 스탈린파가 서방보다는 트로츠키파를 더 혐오한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달 동안 IS는 알카에다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올바른 투쟁 노선을 벗어났다며 이들을 비난하는 노골적인 선전과 선동을 계속해왔다.

내전에 휩싸인 시리아에서는 두 조직의 대립이 설전에 머물지 않고 있다.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과 IS는 시리아에서 수백명의 사상자, 수백명의 포로를 낼 만큼 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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