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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일정 끝난 우크라이나 사태 어디로>(종합)

<선거 일정 끝난 우크라이나 사태 어디로>(종합)

입력 2014-11-04 00:00
업데이트 2014-11-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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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지역 선거 발표 반영동부 분리주의자들 독립 관련 발언 추가.>>총선서 친서방 세력 승리…동부 선거선 친러 반군 지도자 당선 정부군-반군 무력충돌 재점화 우려 높아…러, 개입정책 고수할 듯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선거 일정이 일단 마무리됐다.

중앙 의회에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지지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우크라이나 총선이 지난달 26일 실시된 데 이어 동부 지역 독자 정부 수립을 위한 분리주의자들의 자체 선거가 2일 치러졌다.

우크라이나 총선은 러시아도 인정했지만, 동부 지역 선거의 합법성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두 차례의 선거가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를 종결짓고 동부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휴전을 깨트리고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평화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총선에선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온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가 이끄는 두 집권당이 40%가 넘는 득표율로 큰 승리를 거뒀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 같은 선거 결과를 토대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목표로 한 유럽화 노선을 밀어붙일 연정 구성에 착수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총선 결과를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내심 한층 노골화할 옛 소련 ‘형제국’의 탈러·친서방 노선에 불안과 불만을 느끼고 있다.

이런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움직임을 부추기려는 유혹에 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황은 러시아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장악하고 있는 분리주의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거듭된 만류에도 자체 선거를 강행했다. 자신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 우크라이나의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립국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선거 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의 무력 투쟁을 이끌어온 기존 반군 지도자들이 두 공화국 정부 수장에 당선됐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총리를 맡아온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가 공화국 정부 수장에 선출됐고, 이웃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지도자 이고리 플로트니츠키도 역시 공화국 정부를 이끌게 됐다.

각각 100명으로 구성될 두 공화국 의회 의원들도 강경주의자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분리주의자들은 자체 정부와 의회 구성 절차를 마친 뒤 선거를 통해 드러난 주민들의 뜻을 명분으로 내세워 동부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선관위 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발표하면서 “키예프 정부는 돈바스(동부 지역)가 더이상 우크라이나의 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장에 선출된 플로트니츠키는 “키예프 정부는 우리 일에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 지역의 독립 의지를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키예프에 들어설 친서방 성향의 새 정부는 동부 지역의 이 같은 분리·독립 시도를 차단하려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전면전을 억제하는 ‘안전핀’ 역할을 해온 민스크 합의가 깨지면서 정부군과 반군 간 무력 충돌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각자 선거를 통한 정권 합법화 절차를 위해 ‘휴전과 평화’를 가장해온 측면이 있다. 지난 9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이루어진 휴전 합의가 양측의 전면전을 중단시키긴 했지만 산발적 교전은 여전히 계속돼 왔다.

양측이 합의해야 할 핵심적 문제인 동부 지역의 지위에 대해선 이견이 그대로 남아있다. 반군은 계속해 독립국 지위를 주장하고 있고 키예프 정부는 광범위한 자치만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을 향해 달려가는 우크라이나를 제어하는 고삐로 동부 지역 혼란을 이용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친서방 성향의 옛 소련국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 몰도바에서 각각 독립을 선포한 남오세티야나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네스트로비예)처럼 불완전한 독립국으로 만들어 우크라이나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친러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했고, 남오세티야도 2008년 조지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거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와 남오세티야를 좇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독립 움직임을 지원하고 나설 경우 이 지역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노력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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