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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실각 후 첫 사망…태국 시위사태 새국면 맞나

잉락 실각 후 첫 사망…태국 시위사태 새국면 맞나

입력 2014-05-15 00:00
업데이트 2014-05-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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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민주주의기념탑에 15일 새벽 2시50분께 요란한 총성이 울렸다.

무장 괴한들이 트럭을 타고 지나가면서 천막을 치고 야영 중이던 시위대에 총을 난사해 시위대 경비요원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곧이어 기념탑에서 가까운 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에 수류탄이 투척 돼 2명이 다쳤다.

7일 헌법재판소가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게 권력 남용을 이유로 해임 결정을 내리고 나서 반정부 시위 진영에서 발생한 첫 인명 사망 피해다.

이는 반정부 시위대가 그동안 점거 시위를 벌이던 룸피니 공원에서 나와 12일 방콕 시내로 시위 주무대를 옮긴 지 사흘만에 발생했다.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 진영이 현재 남은 잔여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새 과도총리 임명을 강행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태국 시위 사태가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반정부 진영은 군부, 상원, 헌법재판소, 대법원 등 주요 국가권력 기관들에 새 총리를 임명하라는 압력을 높이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이 새 총리를 선정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승인을 받도록 추진하겠다고 경고 중이다.

시위대는 상원에 16일까지 새 총리를 임명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시위대 사망을 계기로 잔여 내각 퇴진과 새 총리 임명을 위한 시위를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

수텝 전 부총리는 이번에 마지막 공세를 벌여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이 이끄는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중립적인 인물들로 새 총리와 정부를 구성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치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정부 진영과 친정부 진영이 당분간 정면으로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반정부 시위대나 친정부 진영에 대한 공격과,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그동안에도 수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사망 사건이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면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군부가 개입해 쿠데타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친정부 진영에서 가급적 충돌을 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정부 진영인 이른바 ‘레드 셔츠’ 시위대들은 방콕 서쪽 외곽 빠툼타니 주 악싸 도로에서 3일째 반정부 진영에 대항한 맞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충돌을 우려해 방콕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있다.

태국은 2월 실시한 조기총선이 무효화해 재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와 선거위원회는 오는 7월 20일 재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잉락 전 총리의 해임으로 재총선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선거위원회는 재총선 시기를 1~2주일 혹은 한 달가량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 총리가 임명되거나 재총선이 장기간 연기되면 반년 이상 지속해온 태국 정치 위기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친정부 진영이 새 총리 임명을 수용하지 않고 거세게 반발하고, 총선이 지연될수록 정국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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