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총재에 국제금융통…통화마찰 대처 포석

일은 총재에 국제금융통…통화마찰 대처 포석

입력 2013-02-25 00:00
업데이트 2013-02-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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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내정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68)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구 대장성(현 재무성) 조세 부서인 주세국(主稅局)에서 잔뼈가 굵었고, 국제금융국장(현 재무성 국제국장), 국제금융 담당 재무관을 지낸 인물이다.

야당의 동의를 받을 경우 일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은법을 개정한 뒤로는 첫 재무성 출신 총재가 된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구로다를 민 것이 재무성이 아니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였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펼 경우 유럽과 아시아 각국이 반발할 것이라는 점을 의식해 “비판에 (국제금융) 이론으로 반론할 수 있는 인물이 적당하다”고 토로해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는 2005년부터 ADB 수장으로 일해온 구로다 총재의 국제금융 인맥을 중시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대장성 국제금융국장 시절부터 통화 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아시아 경제를 지원하겠다며 총액 300억 달러 규모의 ‘신미야자와 구상’을 추진했고, 2000년에는 아시아 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아세안과 한·중·일 3개국이 상호 통화를 융통하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만드는데 주력한 적도 있다.

재무관 시절부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금융완화론자이기도 하다. ADB 총재에 취임한 뒤에도 일은이 장기국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주식 등을 사들여 엔화를 방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당시에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내각관방 참여로 있으면서 당시 관방부(副)장관이던 아베 총리와 얼굴을 익혔다.

다만 외채를 사들이는 데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다함께당은 이 점을 들어 구로다씨의 일본은행 총재 기용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야당인 민주당이 2008년 당시 자민당 정권이 추천한 일본은행 총재 인사에 반대하면서도 “국제경험이 풍부한 구로다씨라면 동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회 동의가 크게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은 총재와 부총재는 중·참의원의 동의를 모두 받아야 임명할 수 있는데 여소야대인 참의원에서 동의를 받으려면 민주당이나 다함께당 중 어느 한쪽의 지지가 필요하다.

한편 부총재로 거론되는 이와타 기쿠오(岩田規久男·70) 가쿠슈인대학 교수도 대담한 금융완화로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플레이션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차기 일은 정·부총재 후보가 모두 금융완화에 소극적인 일은과 대립해온 인사인 셈이다.

또다른 부총재 후보인 나카소 히로시(中曾宏·59)는 일은의 국제담당 이사이다. 일은의 내부 승진 요청을 받아들여 2006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의 시장위원회 의장을 지낸 국제파 인사를 골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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