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아베노믹스’에도 임금인상 ‘시큰둥’

일본 기업들 ‘아베노믹스’에도 임금인상 ‘시큰둥’

입력 2013-02-20 00:00
업데이트 2013-02-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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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85%, 올 회계연도에 동결 혹은 삭감 방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공격적 통화 증가로 경제 성장률을 높인다는 ‘아베노믹스’ 구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시큰둥’하다.

낮은 엔화 가치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일반 국민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고, 그 점을 인식한 아베 총리가 직접 재계에 임금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어서 주목된다.

닛케이 리서치가 톰슨로이터의 의뢰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기업의 약 85%가 2013회계연도에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13회계연도는 오는 4월부터 시작된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월평균 임금은 31만 4천236 엔(약 363만 원)으로 비교 가능한 자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일본의 월평균 임금 하락률이 소비자 물가 인하율 3.6%보다 훨씬 높은 12.2%라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 게이단렌을 비롯한 경제 3단체장과 만나 적극적인 통화 완화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과 정부의 재정 정책에 힘입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으며, 그렇게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BNP파리바증권의 시라이시 히로시 연구원은 장기 경제 전망을 확신해야 기업들이 임금을 올릴 수 있으며, 단순히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고 해서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물가 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한 기업은 44%, 2015년으로 내다본 기업은 27%였다. 2016년 이후에야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18%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춘투’로 불리는 일본 노동계의 쟁의가 이뤄지더라도 기본급 인상을 꺼리는 기업들이 상여금 인상으로 노조 측과 협상하려 할 것이고, 따라서 정부가 기대하는 2% 선의 물가 상승률이 실현되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70엔대로 떨어져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을 때 많은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 시설을 옮기는 방법으로 대응했다며 다시 생산 기반을 일본으로 들여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고 조사 대상 기업은 400곳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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