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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청 미국행 성사…해피엔딩?

천광청 미국행 성사…해피엔딩?

입력 2012-05-19 00:00
업데이트 2012-05-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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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친족들 ‘족쇄’로 작용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이 그의 간절한 바람대로 1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가 박해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본인은 물론 중국의 인권 상황 개선을 바라는 많은 운동가에게 ‘해피엔딩’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천 변호사의 속내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천광청은 이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AP통신과 전화에서 “수많은 생각이 맘 속에서 떠오른다”며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광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고향 둥스구촌에 남아 있는 그의 친척들의 안전이다.

천광청의 탈출 이후 그의 형 가족은 가택 연금 조치를 당했다.

특히 그의 조카 천커구이는 사복 경찰과 몸싸움을 한 뒤 지난 10일 경찰에 체포됐다.

공안은 그가 칼을 들고 저항했다면서 ‘살인 미수’ 혐의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천커구이가 인권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하면서 관선 변호사 2명을 배정했다.

박해 위협에 처한 친척들이 고향에 남은 상황은 천광청의 향후 미국 생활에 커다란 ‘족쇄’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에서 중국의 인권 현실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행보를 이어간다면 그의 친척들에게 더욱 강한 박해가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에 남아 인권 개선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애써보겠다던 의지를 스스로 꺾었던 것도 천광청 자신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천광청 사건은 갈 길이 먼 중국의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향후 중국의 인권 개선을 위한 천광청의 영향력은 점점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천광청의 절친한 친구이자 인권 운동가인 후자(胡佳)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천광청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간다면 과거에 있었던 부당함을 파헤칠 사람이 없게 된다”며 “그에게 범죄 행위를 가한 관리들이 계속 법 위에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천안문(天安門) 사태 직후 미국에 망명한 팡리즈(方勵之) 등 적지 않은 민주화 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이 중국을 떠난 뒤 급속히 고국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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