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판세에 영향 가능성…공화당 반발
사망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다룬 영화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봉,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먼저 영화계의 거물인 하비 웨인스타인은 빈 라덴의 죽음을 다룬 영화 ‘코드 네임 제로니모’를 미 대통령 선거 수주 전인 9월 말~10월 초 배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에 대해 “선거가 영화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영화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알카에다 소재의 영화로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다. ‘포인트 브레이크’ ‘허트 라커’ 등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그는 현재 ‘제로 다크 서티’라는 제목으로 다시 빈 라덴 관련 영화를 제작, 미국 정치권을 갈라놓고 있다.
그는 지난해 빈 라덴 사망 후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피터 킹(공화.뉴욕) 위원장은 영화 제작자가 기밀에 접근했다면서 백악관과 비글로우의 공모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오바마 정부가 영화 제작에 협조, 업적을 홍보하려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화당 의원인 린 젠킨스(캔자스)는 비글로우가 정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배급사인 소니는 ‘제로 다크 서티’가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개봉 날짜를 오는 12월 19일 이후로 연기했다.
비글로우는 자신의 영화가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견해를 일축했다. 그는 “영화 내용이 미국의 승리를 표현할 것이며 그런 엄청난 승리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드 네임 제로니모’는 비글로우의 작품보다 덜 인상적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공포물인 ‘다크 타이드’를 연출했던 존 스톡웰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트위라이트’로 유명한 캠 지겐뎃이 빈 라덴을 사살하는 미 해군특수전 부대 네이비 실의 핵심 요원으로 출연한다.
웨인스타인은 2004년 존 케리가 조지 부시에 맞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 영화 ‘화씨 9/11’를 배급, 선거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억2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화씨 9/11’은 부시 정부가 9·11테러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빌미로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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