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검사들 “법정 말고 링에서 붙어볼래?”

뉴욕 검사들 “법정 말고 링에서 붙어볼래?”

입력 2012-04-24 00:00
업데이트 2012-04-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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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뉴욕에서 범죄를 저질러 검사 앞에 끌려갔다면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는 말은 하지 않는게 좋을 듯 하다. 붙어보았자 두들겨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직원 20명은 매주 목요일 밤 정식으로 허가된 권투경기에 참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는 검사 15명도 포함돼 있다.

권투경기는 이름하여 ‘법조인들의 결투’이다. 이 경기는 상이군인과 청소년들을 위한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해 정례적으로 열린다.

경기장은 꽤 그럴듯하게 꾸며놓았다. 대리석으로 장식된 기둥에 프레스코 스타일의 벽화가 있는 넓은 공간에 정식경기 사이즈의 링을 만들었다. 선수들에게는 조명이 비쳐지며 링 주변에는 관람석도 배치해 라스베이거스 분위기를 풍긴다.

공판을 담당하는 데릴 리드 검사는 군 시절 딱 한번 권투를 해봤지만 이번에 라이트헤비급 경기에 참가했다. 그는 링에 처음 오를 때 난생 처음 법정에 들어갔을 때의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을 지휘하는 사이러스 밴스 검사는 목요일 밤이 되면 일이 끝나자마자 경기장을 찾는다. 그는 때로 경기장의 열기에 놀란다고 말했다.

검찰청 청소년보호부장을 맡고 있는 롭 해틀맨 검사는 턱시도를 차려 입고 경기장 아나운서 역할을 한다. 젊은 검사보들은 5달러짜리 맥주와 안주를 팔기도 한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주먹을 날릴 때마다 환호성을 지른다.

밴스 검사는 “프로선수들이 경기하는 것 같다. 매우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권투 경기는 매튜 보그다노스 검사의 아이디어에 의해 탄생했다. 해병대 장교를 역임한 보그다노스 검사는 26전의 경기전력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 복서다. 자선경기에서 경찰관, 해병대원들과 경기를 한 적도 있다.

그는 상이군인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1년 전 이 구상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 많은 호응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머리 좋은 검사들이 권투에 관심이나 있을지 걱정했다고 한다.

경기가 구체화되자 30명 가량의 직원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한 번에 다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다. 체급이 맞는 상대가 없어 인근 체육관에서 선수를 급히 조달하기도 했다.

경기규정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주심은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참가자들은 모두 헤드기어를 써야한다.

참가자들은 인근 복싱체육관에서 훈련도 받는다.

경기에 참가하는 검사중에는 여자도 있다. 대학 배구팀에서 포인트 가드로 활약하던 비키 마이어 여검사는 동료 여검사와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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