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훼손·코란모독 이어… 대규모 반미시위 ‘일촉즉발’

시신훼손·코란모독 이어… 대규모 반미시위 ‘일촉즉발’

입력 2012-03-12 00:00
수정 2012-03-1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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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미군 민간인 총기 난사

반미 감정이 몰아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1일(현지시간) 미군의 민간인 총기난사 사건까지 터지자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은 즉각 유감을 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민간인 사망은 아프간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여서 이번 사건이 아프간인들의 대규모 항의시위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 군 당국과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하사관으로 알려진 한 미군이 이날 새벽 3시 판즈와이 군기지를 빠져나와 인근 마을을 향했다. 이 미군은 민가 2~3곳을 연쇄적으로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했다고 AFP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 미군은 사건 직후 부대로 복귀했다가 체포됐다.

사건 현장을 둘러본 AFP 특파원은 “한 민가에는 여성과 어린이 등 10명의 주검이 너부러져 있었고 출입문에는 한 여인이 사망한 채 누워 있었다.”고 처참한 광경을 전했다. 나지반 마을에 사는 중년 남성 하지 사마드는 이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 가족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며 비통한 감정을 드러냈다.

나토 주도 국제안보지원군(ISAF) 측은 “아프간 주재 미 정부 관계자들이 아프간 정부 측과 사고 원인 등에 대해 공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거센 후폭풍이 불 조짐이 포착됐다.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판즈와이 기지 주변으로 모여들어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대사관 측은 자국민들에게 “이 지역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아프간에서는 최근 미군들의 일탈행동 탓에 반미감정이 고조됐다. 지난달 20일에는 아프간의 바그람 공군기지 주둔 미군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웠다가 대규모 항의시위가 발생했고 앞서 미국 해병대원들이 사살한 탈레반 대원들의 시체에 소변을 뿌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비난받기도 했다.

사건 직후 아프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이 거듭 유감을 표한 가운데 ISAF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는 ‘탈레반의 정신적 심장부’로 불리는 반군 거점지역이다.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고 농업과 공업 분야가 발달해 아프간의 무역 몇 전략 중심지로 통한다.

이 때문에 칸다하르에서는 지난 5년간 나토와 탈레반 측의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3-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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