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만남과 회동/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만남과 회동/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2-27 17:46
수정 2019-02-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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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만났다. 뉴스들은 ‘만남’이라고도, ‘회동’이라고도 알린다. ‘회동’은 본래 여럿이 몰려드는 ‘모임’이었지만, 언론의 언어로는 ‘만남’의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회동’을 특정 계층에게만 주로 사용해서였을 가능성이 높다.

언론들은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대기업 회장들이 모이거나 만나는 일을 전할 때 거의 ‘회동’이라고 한다. ‘오늘 여야 대표 회동’, ‘대기업 회장들 회동’ 같은 표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만남’은 극히 드물다. 이들이 단둘이 만날 때도 ‘회동’이라는 낱말을 당연하게 선택한다. 그러면서 ‘회동’의 의미는 ‘만남’ 쪽으로 기울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 되고 있다. ‘권위’라는 표지가 붙은 말이 됐다. 이들이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리도 ‘회동’이라고 의미를 담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관련 뉴스에서는 ‘회동’ 대신 ‘만남’도 꽤 보인다. 그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서다. 이해관계도 대접할 마음도 없다.

일부에게만 사용하는 말은 특별해진다. 언론 언어도 일상과 가까운 게 낫다. ‘회동’ 자리에 ‘만남’도 쉽게 들어가는 게 좋겠다.

2019-02-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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