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보다 점원 더 많은 면세점… 예약 문의 중단된 호텔

고객보다 점원 더 많은 면세점… 예약 문의 중단된 호텔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03-15 22:34
업데이트 2017-03-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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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롯데·신세계 매출 감소

크루즈 취소… 관광객 36만명↓
中 관광객 떠나는 이번 주말 고비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상품 판매금지령이 발동된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9층 화장품 매장은 쇼핑을 하는 고객보다 매장을 지키고 있는 점원의 수가 월등히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지난 1월 5일 재개장한 월드타워점은 개장 첫날에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 5000명을 포함해 모두 1만 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날은 평일 오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과거에 비해 방문객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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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천 중구 인천항 제2국제터미널 출국장도 텅 비어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5일 인천 중구 인천항 제2국제터미널 출국장도 텅 비어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중국인 관광객(유커)에게 인기가 높아 수십 명이 줄을 서서 구매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던 설화수·후·이브 생 로랑 등의 매장 앞에도 손님 서너 명이 물건을 사고 있었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해져 깜짝 놀랐다”면서 “계속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고 밝힌 중국인 관광객 장위신(27·여)은 “예전부터 계획해 뒀던 여행이라 방문하긴 했지만 신나지 않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재방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 남성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배치 문제를 언급하자 대답하기 싫다며 손사래를 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중국 크루즈 입항과 카페리 단체 관광객의 예약이 대거 취소되면서 관광업계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연말까지 중국을 모항으로 출항해 국내에 기항하는 크루즈 일정 중 182항차가 취소됐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들어오려던 크루즈 관광객 무려 36만명이 발길을 돌렸다. 이는 올해 정부가 유치하려는 목표(181만명)의 20%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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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도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서울의 한 면세점 역시 쇼핑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평일에도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서울의 한 면세점 역시 쇼핑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면세점업계에도 유커의 빈자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이달에도 둘째주까지는 매출이 20%대 상승률을 유지했으나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매출 증가율이 10%대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지난 12일부터 고객이 20%가량 줄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태가 길어지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3월 둘째주부터 본격적으로 예약이 취소되기 시작해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예년에 비해 10~20% 감소했고 지금은 사실상 신규 예약 문의가 거의 중단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15일 직전에 입국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져나가고 난 뒤인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3-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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