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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 사는 가계…가처분소득 100만원 중 27만원 빚 갚아

빚내서 집 사는 가계…가처분소득 100만원 중 27만원 빚 갚아

입력 2016-12-20 12:04
업데이트 2016-12-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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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구당 평균 부채 6천655만원

저금리 기조를 타고 내 집을 마련하거나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가구의 평균 부채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는 세금 등 필수지출을 빼고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 중 4분의 1가량을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쓰고 있었다. 실제 일부 가구는 원리금 부담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답했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6천6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6.4% 증가했다.

부채 증가 폭은 2013년 7.5% 이후 최대다.

가계부채는 금융부채 70.4%(4천686만원)와 임대보증금 29.6%(1천968만원)로 구성됐다. 금융부채는 7.5%, 임대보증금은 3.8% 늘었다.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도 역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부채를 다시 뜯어보면 담보대출(3천847만원)이 7.9%, 신용대출(692만원)은 5.9%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가구주의 부채가 늘긴 했지만 특히 40대 이하 가구주의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40대 가구주 부채는 지난해 7천160만원에서 올해 8천17만원으로 12.0% 늘어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30대 가구주의 부채(5천877만원)는 7.6%,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1천593만원)는 6.8% 증가했다.

50대 가구주(8천385만원)와 60세 이상(4천926만원)은 상대적으로 작은 5.6%, 1.7% 증가율을 보였다.

가구주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무직과 같은 기타 가구주의 부채가 3천110만원에서 3천479만원으로 11.9%나 늘었다.

상용근로자 가구주 부채(7천508만원)는 8.3%, 임시·일용근로자(2천705만원)는 4.0% 늘었다.

자영업자 부채는 3.9% 늘어 증가 폭은 가장 작았지만 부채 규모는 9천812만원으로 평균이 1억원에 육박하며 가장 컸다.

소득 분위별 가구의 평균 부채를 보면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가 4천762만원에서 5천330만원으로 1년 만에 11.9% 올라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5분위(1억5천719만원)는 9.4%, 4분위(7천656만원)도 3.2% 증가하는 등 고소득층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1천286만원)나 하위 20∼40%인 2분위(3천281만원)에선 부채가 0.4%, 4.7%씩 감소했다.

부채가 늘어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가계가 빚을 지고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내 집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 결과 금융부채 중 담보·신용대출을 보유한 가구의 40.3%는 거주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1년 전보다 2.4%포인트 확대됐다.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는 가구가 21.1%로 그다음으로 많았지만 비율은 2.4%포인트 줄었다. 반면 거주주택 이외의 부동산을 마련하고자 빚을 졌다는 가구(18.8%)는 2.7%포인트 늘었다.

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가계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가계부채 위험성의 ‘척도’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26.6%로 2.6%포인트나 상승했다.

DSR은 관련 통계가 시작한 2012년 17.2%에 그쳤지만 이후 매년 상승, 2014년(21.7%) 20%를 돌파하고서 올해에는 25%대도 넘겼다.

기획재정부는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증가한 것은 원리금 분할상환 관행 정착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부채 증가율은 7.5%였지만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13.7%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계는 늘어나는 원리금 부담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70.1%는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중 74.5%는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 부담 때문에 저축, 투자, 지출을 실제로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가계부채 부담에 내수가 짓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12.9%는 지난 1년간 원금 상환이나 이자 지급 납부 기일을 넘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담보·신용대출 상환 방법으로는 5.7%포인트 감소하긴 했지만 만기 일시 상환이 3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은 4.2%포인트 확대돼 24.6%로 2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가구의 평균 부채가 9천671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가장 많았다. 경기(8천46만원), 인천(6천486만원) 등 수도권 가구가 차례로 뒤를 따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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