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가 평균 3일 이상 야근… 비효율적 회의·보고가 원인
국내 기업 100곳 중 77곳 ‘조직 건강도’ 후진적“일을 주먹구구식으로 지시받으니, 결재 라인을 밟을 때마다 보고서 방향이 뒤집힌다.”(대기업 과장)
“한국 기업의 임원실은 엄숙한 장례식장 같다. 불합리한 업무 지시를 받아도 왜냐고 묻지도, 거부하지도 못한다.”(국내 기업의 전 외국인 임원)

조사를 기반으로 15일 발표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엔 “리더십, 업무 시스템, 혁신 분위기 등을 점수화해 글로벌 1800개사와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국내 기업 100곳 중 77곳이 글로벌 기업의 조직 건강도 평균을 밑돌고, 52곳은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다”는 혹평이 담겼다. 보고서는 후진적 기업문화의 주요 원인으로 비효율적 회의, 과도한 보고, 일방적 업무지시 등을 꼽은 데 이어 핵심 원인으로 ‘습관화된 야근’을 지목했다. 주 5일 중 ‘평균 3일 이상 야근자’가 43.1%에 달했는데, 업무 지시 과정에서 정확한 지침이 내려가지 않아 일이 몇 곱절 늘어나는 사례가 많아서다. 보고서는 “야근을 할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야근의 역설’이 확인됐다”고 결론 내렸다.
조직 건강도에 대한 직급별 시각차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임원들이 조직 건강도에 최상위 점수(71점)를 준 반면 직원들은 최하위 수준(53점)이라고 답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3-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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