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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중국 진출전략 재정비…대기업들 잰걸음

[한중FTA] 중국 진출전략 재정비…대기업들 잰걸음

입력 2014-11-10 00:00
업데이트 2014-11-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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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등 최대 소비시장 중국 전방위 공략’제조거점’은 옛말…중국 ‘현지화’에 총력

한국과 중국 양국 간 경제협력을 비약적으로 확대하게 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손익계산서를 다시 뽑고 대중국 전략을 재정비하느라 분주하다.

FTA 체결로 양국 간 관세가 철폐되면 이미 여러 분야에서 미국,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진출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리게 된다.

전자·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은 중국 현지에 이미 생산공장과 판매법인 등 사업 거점을 갖추고 있어 무역장벽 해소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역내 경제 교류와 협력이 더욱 긴밀해짐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마다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 삼성, 중국 공략에 전방위 노력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근 중국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 무료 커피를 미시며 음악을 듣고 잡지를 볼 수 있는 소비자 체험관인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를 처음 오픈했다. 구매력 있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다.

삼성전자는 때를 같이해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최고 실력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올 들어서만 세 차례나 만났으며, 지난주에는 마카이 중국 부총리를 만나 중국 내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의 이 같은 전방위 노력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잡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버틸 수 없다는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중저가 스마폰시장을 잠식당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그룹은 현재 중국에 23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총 163개 지사와 법인에 11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현지화에 총력

13억6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값싼 노동력을 보유한 중국을 해외 수출을 위한 제조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 같은 전략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경제 발전과 함께 중국 내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순위가 글로벌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마다 중국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한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중국인들에게 번영과 평안을 상징한 ‘배’ 모양으로 스탠드를 디자인 한 ‘?윈Ⅱ 울트라HD TV’를 중국 시장에 내놨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 다른 주력 제품도 중국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그룹은 중국에 6개 계열사가 진출해 34개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에 20개 사업거점을 둔 LS그룹도 현지 기업 인수를 늘리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개의 중국 제조법인을 운영 중인 효성은 세계 1위를 달리는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핵심 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사업부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은 제조업뿐 아니라 IT 인프라·금융·건설·의료·호텔 등 서비스 사업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IT 서비스업체인 LG CNS는 최근 스마트그린시티, 스마트교통 등 중국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해 빠르게 확대되는 중국 IT서비스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한중 FTA는 그동안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던 법적·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 ‘한국 12배’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 박차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1천800만대로 이미 미국(1천500만대)을 앞질렀으며, 우리나라(150만대)의 12배 규모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현지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형 모델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최근 30대 중반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전략차종인 K4를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현지 생산 기반도 계속 확충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베이징에 연산 10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1∼3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 서부 지역 공략을 위해 충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가 주력 수출 시장이던 쌍용자동차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러시아 시장이 침체하자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국 시장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9% 급증했다.

◇ 철강 중국사업 확대…정유 신사업 발굴 총력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고부가가치 제품의 중국 현지 생산과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철강산업이 이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솔루션 마케팅을 적극 구사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 미국 GM, 독일 폴크스바겐,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중국 자동차업체에 고급 자동차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판로를 넓히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영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009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판매국 자리에 오른 중국이 2020년에는 연간 3천45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지화 전략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을 강화해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유화학 업계는 당장 한중 FTA로 인한 수혜가 기대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수출되는데, 현재 부과되는 평균 3.9%의 관세가 사라지면 수출액이 연간 15억달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체 정제설비를 늘리며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어, 머지않아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이 중국 시장에 발을 붙이기 어렵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 폐지로 발생하는 수익은 중국 사업의 비중 감소를 상쇄할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철폐로 거둔 수익을 연구개발 기반 신사업에 투자하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설비 고도화 등에 주력해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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