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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해결책은 내수경기 활성화”

<전문가진단>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해결책은 내수경기 활성화”

입력 2014-11-06 00:00
업데이트 2014-11-0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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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오랜 기간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겪는 문제인데다, 공급과 수요 측면 영향이 모두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고착화된 저물가가 ‘저성장의 늪’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내수 경기 활성화가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현재 저물가가 지속하는 원인은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회복이 지연되기 때문이고, 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때문이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약하고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저물가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유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급 측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저물가 관리를 위해서는 공급 측면에서는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요 측면에서 내수가 죽어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저물가에 대한 대응은 저성장, 내수부진에 대한 대응과 같다고 보면 된다.

◇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저물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적인 성장 방식의 변화다. 제조업이 이끌던 성장을 서비스업 등이 주도하게 되면서 재화에 대한 수요는 줄고 원자재 공급은 늘어 물가가 낮아진 측면이 있다. 한국은 여기에 추가로 농산물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려간 효과도 있었다.

내년에는 국내 농축산물 가격이 올라가면서 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 물가가 1% 초반대보다는 높아질 수 있지만 더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도 평균 2% 안팎 상승에 그쳐 저물가가 지속될 것 같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유럽 국가 등 취약지역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한국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저물가가 지속된다면 디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세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내수 경기를 살리는 게 저물가에 대한 가장 큰 대응책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저금리를 유지하고, 필요하면 금리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내수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정책들도 내놔야 한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1% 내외 물가상승률이 30개월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본다. 이런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저물가 아래에서 저성장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통화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이대로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 저물가가 고착화된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이다. 지금 한국처럼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상당히 오래 유지됐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은행이 당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통화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다. 한국도 통화정책 기조로 봐서는 크게 변하기 어려울 듯한 느낌이 든다.

한은이 금리를 낮추는 것에 대해 상당히 망설인다. 금리를 지키는 게 한은의 일인데, 행정부의 요청과 압력에 의해 인하하는 것 같다. 일본도 중앙은행 독립성의 상징으로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이렇게 접근하면 시장은 중앙은행이 주도적으로 물가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폐유통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실물 재화도 구매하지 않는다. 소비와 투자도 뒤로 밀린다. 물가는 더 내려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저물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처럼 필요하면 우리는 더 퍼붓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저물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2007년까지 지속된 비정상적 가격 상승의 조정 국면을 맞으면서 추락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당분간 저물가 추세는 지속된다고 본다. 내년에도 1%대 소비자물가는 유지되겠지만 마이너스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일본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현재 상황은 디스인플레이션인데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하고 이를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겠다는 발상이다. 현재 저물가의 원인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크기 때문에 통화를 늘린다고 해도 물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경기 침체는 물가 하락보다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영향이 크다. 소득 양극화로 다수 국민의 실질 소득이 오르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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