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발표 미루고 기준 바꿔 다시 평가하기로아시아나는 이의 제기

아시아나항공이 국토교통부 ‘2013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 항공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평가 기준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 여객기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착륙하다가 지면과 충돌해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치는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말 평가 결과를 공개하려다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발표를 연기했다. 국토부는 기준을 개정해 평가를 다시 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19일 밝혔다.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항목에는 정시성, 피해 구제성, 이용자 만족도 등과 함께 ‘안전성’이 들어 있다. 안전성은 사고·준사고 발생률,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국토부의 평가업무 지침에 있는 ‘사고와 준사고, 사망자 수는 평가연도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완료된 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 때문에 생겼다.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2013년 서비스 평가에 아예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서비스평가 결과는 최종안이 아니라 초안으로 평가 기준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항공기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데 사고 난 해에는 높은 점수를 받고 조사가 끝나는 몇 년 뒤에는 평가를 나쁘게 받는다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만간 평가업무 지침을 개정해 6∼7월에 2013년 서비스 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평가 지침의 사고·준사고와 관련해 ‘평가연도에 조사가 완료된 건’이라는 기준을 ‘평가연도에 발생한 건’으로 고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사고로 인한 사망자 등의 수’ 항목의 배점을 높일 예정이다. 안전성 점수 100점 가운데 ‘사고로 인한 사망자 등의 수’ 항목은 10점을 차지하는데 이를 20점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2013년 평가는 기존 기준에 따라 이미 끝난 것으로 안다. 기준을 바꿔 다시 평가하면 평가의 신뢰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국토부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