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은 국내외 경기 개선 징후 때문

기준금리 동결은 국내외 경기 개선 징후 때문

입력 2013-02-14 00:00
업데이트 2013-02-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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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와의 ‘폴리시 믹스’ 고려한 측면도 있는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한 것은 국내 경기가 완만하지만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정책공조를 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날로 심화하는 엔저 현상이나 북한 리스크 같은 대외 불안 요소에 조만간 추가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도 많다.

◇재정정책과 조합 고려…새 정부에 “같이 가자” 손짓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한은의 ‘상저하고’형 경기 인식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본격 회복세가 나타난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경기가 바닥을 지났고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도 이날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국내경기에 대해 “신흥국 중심의 수요회복, 소비 및 투자심리 호전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종합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1.0%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9.9% 확대됐다. 건설투자도 전월대비 5.8% 증가했다.

12월 부진했던 수출 증가율도 1월 다시 회복되며 전년 동월 대비 11.8%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취업자수도 전월 대비 4만6천명,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만2천명이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국내 신선식품 등 일부 식료품의 물가 우려 역시 금리 동결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반년째 1%대의 낮은 상태이지만 금리를 내리면 서민 체감물가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를 봐도 미국 제조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늘어나고 고용 및 주택시장도 개선추세를 유지하는 등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다. 유로지역도 수출이 증가로 반전되는 등 경기상황이 추가로 악화하지는 않고 있다. 중국도 올해 8%대의 성장률로 복귀가 예상되는 등 경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선 한은이 이달 25일 출범을 앞둔 새 정부와의 ‘폴리시 믹스(policy mix)’를 고려했다는 평가도 했다. 폴리시 믹스란 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조합을 뜻한다.

한 민간 전문가는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들고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려 ‘나 홀로 경기부양’에 나설 확률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도 지난달 14일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정책, 재정정책은 같이 갈 때 효과적”이라며 “물가를 고려하며 (새 정부의 정책과) 최적의 조화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저ㆍ북한 리스크 등 금리 인하 요소도 여전

그러나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저점을 통과했으나 여전히 회복을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원조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새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기보다는 한은의 금리정책에 기대려 할 것이란 예측도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씨티, JP모건, 도이치뱅크 등은 내달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 5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들어 한은에 확장적인 통화정책(기준금리 인하)을 주문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엔저 기조 역시 금리조정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 등 주요 수출기업은 ‘엔저쇼크’로 실적악화가 이미 가시화했다.

이런 이유를 토대로 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하 주장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15일(현지시각)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우리 엔저 대응책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도 “앞으로 국내 경기는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성장경로에는 선진국의 재정감축, 일본 신정부의 확장적 정책운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요인이 잠재돼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한의 핵실험 역시 금리 결정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진 못했지만, 지속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북한은 핵실험, 미사일 개발, 벼랑 끝 전술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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