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양적완화ㆍ韓등급상향…유동성장세 펼쳐지나

美양적완화ㆍ韓등급상향…유동성장세 펼쳐지나

입력 2012-09-14 00:00
업데이트 2012-09-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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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하면서 ‘버냉키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조치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진정되고 미국의 주택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 고용과 투자 수요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국내 증시에도 미국 자금 유입과 함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14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중국이 유럽과 미국의 연이은 경기부양 흐름에 어느 정도 동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선을 앞두고 소위 ‘재정절벽’ 문제도 미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 美 연준 “추가 부양책 더 동원할 수 있다”

미 연준의 이번 QE3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이 글로벌 경기하강과 수요둔화 등을 고려해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는 높았다. 그러나 QE3는 고용 흐름 등을 좀 더 지켜본 뒤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은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고 초저금리 기조를 6개월 이상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준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할 경우 기존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조치와 함께 연말까지 매달 850억달러어치의 장기채권을 보유하는 셈이다. 시장에 대한 상당한 유동성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연 0~0.25%의 초저금리 유지 기간을 2014년 말에서 2015년 중반까지로 늘려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고용을 늘림으로써 경기진작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보다 더욱 주목할 것은 ‘무제한적인’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미 연준은 이런 조치에도 노동시장에 본질적인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MBS를 계속 사들여 추가 자산매입에 나서고 동시에 또 다른 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은 “연준이 MBS 무기한 매입과 초저금리 기간 연장 등 쓸 수 있는 카드를 거의 다 쓰고도 추가 자산매입과 다른 정책수단 동원 가능성을 강조한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드라기 이어 ‘버냉키 효과’ 발휘할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단기국채 무제한 매입 조치로 ‘드라기 효과’가 발휘됐던 것처럼 이번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결단으로 ‘버냉키 효과’가 발휘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돼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점차 줄어들고 고용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선순환적 경기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번 조치로 미국 경제가 3분기 바닥을 찍고 올라와 4분기부터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경제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 서동필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가 경제 살리기에 충분한지는 내년 초에 테스트를 받게 된다”며 “올해 4분기 경제지표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내년 1월에 결과가 발표될 테니 정책 실효성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 2차 양적완화 때 중국의 수요가 뒷받침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국 경기하강 우려가 커져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지금은 유럽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고 미국의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중국 수요가 아직도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또 연말 재정절벽 이슈도 과제로 남아 있다. 미 연준은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미 정치권의 합의 도출 가능성도 크지 않다.

◇ 국내 증시에 미국계 자금 몰릴 듯

연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국내 증시도 활력을 띨 것으로 보인다.

여건에 따라 코스피가 2,15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미국계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북미계 외국인은 8월 말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지만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에도 2,050선을 돌파하려는 강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1ㆍ2차 양적완화 시행 당시 북미계 자금 증가가 급증한 선례가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경기부양 참여 여부에 따라 코스피가 2,150선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QE3 시행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조선ㆍ건설ㆍ은행주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종목들은 기관 보유 비중이 낮아 주가 탄력이 다른 업종보다 높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동석 연구원은 “삼성전자ㆍ현대차와 같이 그간 꾸준히 올랐던 종목보다는 건설ㆍ조선주 등 부진했던 중ㆍ대형주의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원화 강세로 인한 물가 불안 등의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볼 때 양적완화는 원화와 원자재 가격 강세를 불러왔다”며 “이로 인해 각종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연이은 국가신용등급 상향도 증시 호재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신용등급을 올린 것도 외국계 자금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는 대외 호재에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승까지 더해져 2,0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높이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2005년 7월 이후 7년여 만에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S&P는 북한 리스크 축소, 우호적인 정책환경, 재정 건전성 강화, 양호한 순대외부채 수준 등을 상향 조정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27일 무디스를 시작으로 피치와 S&P까지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불과 19일 사이에 모두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였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독일 헌재 결정에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국가 신용등급 상승까지 맞물려 파급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며 “신용등급 상향은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8월9일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QE3에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뉴스가 더해져서 증시가 추가로 상승하고 있다”라며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국내 증시의 매력이 커져 외국인 매수세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코스피가 점차 2,000선 안착 분위기로 가고 있다”라며 “특히 원화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의 유입 강도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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