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불황

깊어지는 불황

입력 2012-06-27 00:00
업데이트 2012-06-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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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저소득층에서는 보험가입자도 줄어들고 있고, 대형마트 매출도 감소했다. 경제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 터에 화물연대 파업은 물류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고소득자 보험가입↑… 양극화

보험연구원이 26일 발표한 2012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보험가입률은 96.1%로 전년(98.0%)보다 1.9% 포인트 줄었다. 2010년(96.4%)보다 낮은 것이다. 보험가입률은 설문자 가운데 생명 또는 손해보험을 하나 이상 가입한 응답자를 뜻한다. 소득별로 보면 고소득(연간 소득 5000만원 이상) 가구는 보험가입률이 100%다. 2010년 99.0%에 머물렀지만 위기 상황일수록 보험가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안전망을 마련한 셈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률 감소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소득이 줄어든 게 가장 큰 것 같다.”면서 “가구 소득에 따른 보험 가입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형편·수입·지출 전망 모두 ‘꽁꽁’

소비 심리는 넉 달 연속 상승 행진을 멈추고 다시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인플레 기대심리 하락세도 멈췄다.

한국은행의 ‘6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경기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01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C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소비자가 나쁘게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물가전망 석달째 제자리

정귀연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유럽발 악재 등이 계속 부각되면서 6월 들어 지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CSI는 올 2월 100으로 올라선 뒤 101(3월)→104(4월)→105(5월)로 꾸준히 올라갔다. 항목별로 보면 지금의 생활형편(5월 90→6월 88)이나 앞으로의 생활형편 전망(99→95), 가계수입 전망(99→95), 소비지출 전망(109→106) 모두 하락했다. 지금의 경기 판단(81→74)과 경기 전망(93→81) 심리도 얼어붙었다.

●경제硏 등 성장 전망 하향조정

물가 수준 전망 CSI는 137로 전월과 같았다. 지난해 12월(146)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다가 4월부터 석 달째 제자리다.

앞으로 1년간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연평균 3.7%로 전월과 같았다. 2월(4.0%)부터의 하락세가 넉 달 만에 멈췄다. 아직은 물가 안정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체감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5월 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5.7% 줄어들었다. 백화점은 1.0% 늘었지만 전체 매출 중 행사상품 매출이 18~19%로 밀어내기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안미현·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12-06-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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