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굴욕…신라에 버림받고 롯데에 차이고

구찌의 굴욕…신라에 버림받고 롯데에 차이고

입력 2011-10-13 00:00
업데이트 2011-10-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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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롯데면세점 입점 지연되자 뒤늦게 “소송 불사”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에 매장을 내기로 했던 구찌가 몇 달째 입점이 지연되자 뒤늦게 롯데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애초 구찌는 언론을 통해 소송 검토설이 흘러나오자 “소송건은 생각해본 바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불과 한 달 여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외견상으로는 구찌가 롯데 측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지만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세계적 명품의 굴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원래 구찌는 인천공항의 롯데면세점에 1개의 매장을 두고 있었는데 올해 8월까지 롯데에 점포 1개를 추가하기로 합의했고 신라면세점에서는 매장 2개를 철수하기로 했다.

앞서 신라면세점이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조건으로 루이뷔통을 유치하자 구찌 역시 같은 수준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신라를 박차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루이뷔통과 자존심 싸움에서 밀린 구찌가 새 둥지로 택한 롯데도 구찌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았다.

롯데는 매장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구찌를 약속한 시점에 들여놓지 않았고 이 때문에 구찌는 상당 기간 애를 태워야 했다.

결국, 구찌는 7월 중순과 말에 신라에서 매장 2개를 철수한 뒤 3개월 가량 영업을 하지 못해 상당한 손실을 감수했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가 명품업체에 저자세를 취하며 ‘모셔가기’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구찌가 수모에 가까운 상황에 부닥친 것은 시장 지배력 약화와 관련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구찌 제품이 병행수입돼 대형마트나 오픈마켓 등에서도 20∼30%씩 팔리고 있어 희소성이 줄었고 시장에서 매력도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롯데가 수수료 혜택을 주면서까지 구찌를 추가로 들여놓는 게 영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견해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송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던 구찌는 입점 지연을 때문에 이런저런 추측까지 난무하자 구찌는 소송할 수도 있다고 태도를 바꿨지만 여전히 롯데에 아쉬운 손길을 내밀고 있다.

구찌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소송까지 가려고 하지 않는 게 양쪽의 입장”이라며 “롯데 면세점에 기존 매장도 있으니 관계를 고려해 좋게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면세점 측은 “공항공사와 잘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반복했다.

하지만, 구찌가 들어서기로 한 자리에 여전히 코치와 투미 등 5개 브랜드가 영업을 하고 있고 매장 공사에 6∼8개월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연내 개점은 사실상 어려워 보이고 양측의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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