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문·이과 통합안 취지 공감…난제 많아

[대입개편] 문·이과 통합안 취지 공감…난제 많아

입력 2013-08-27 00:00
업데이트 2013-08-27 11: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교육부 “현행 유지안 최우선 검토하지만 문이과 융합 논의는 시작할 때”사교육 부담 완화가 과제

교육부가 27일 공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시안의 핵심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이다.

교육부는 ▲현행 수능 골격 유지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 ▲문·이과 완전 융합안 3가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10월 최종안 선택까지 가장 논쟁거리가 될 방안은 문·이과 완전 융합안이다.

교육부는 당초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주요 논의 대상으로 지목했으나 대입제도 변경에 따른 혼란과 사교육 우려 등을 의식해 “현행 수능 골격 유지안을 가장 우선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완전 융합안은 “이제는 논의해볼 때가 됐다”는 입장이어서 교육계의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편식’ 공부 막고 인문소양 갖춘 이공계 인재 양성…취지엔 공감대

기존 수능이 문과생은 과학 과목, 이과생은 사회 과목을 아예 외면하는 ‘편식’ 공부를 유발했다는데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또 국어, 영어, 탐구영역의 선택변수가 같은 상황에서 이과생만 어려운 수리 가형(2014학년도 수학 B형)을 공부해야 해 이공계 기피현상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었다.

게다가 문·이과를 통합한 융합인재를 기르는 것이 세계적인 학문적 흐름이고, 창조경제를 이끌 인재 양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은 현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다.

교육부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에서 국·영·수·사·과를 문·이과 구분 없이 같은 문제로 내겠다고 제시했다. 한국사도 사회과목에서 분리해 필수화하기 때문에 수능 응시생 전원이 국·영·수·사·과·한국사를 공통으로 본다.

이때 수학은 문과 수학인 수리 나형(2014학년도 수학 A형)수준에 맞춘다.

사회는 사회 및 지리교과 내용 요소를 포함한 공통사회 성격의 ‘사회’, 과학은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내용요소를 포함한 융합과학인 ‘과학’ 과목에서 출제한다.

’사회’과목은 교과서 개발단계로 내년부터 고교에 적용되며, ‘과학’ 과목은 2011년 교과서가 개발돼 일부 고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교육부는 이 방안은 원칙적으로 문·이과 구별이 없는 2009개정교육과정에 맞고, 학교에서도 기존 수능에서만 보지 않았을 뿐 모두 배우는 과목이라고 설명한다.

’현행 골격 유지안’은 국어와 영어는 단일 시험으로 출제하되 수학은 문·이과형으로 나누는 방안이다. 탐구는 현행처럼 사탐, 과탐(특성화고 직탐) 중에서 문과생은 사탐 2과목, 이과생은 과탐 2과목씩을 택한다.

’문·이과 일부 융합안’은 국어와 영어는 단일시험으로 내되, 수학은 공통과목을 설정하고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벡터 중 1과목을 선택하게 한다.

탐구는 문과생은 사탐 2과목+과탐 1과목, 이과생은 과탐 2과목+사탐 1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완전 융합안 제도변화폭 커 사교육 자극’수학 못하는 이공계 신입생’ 우려

문·이과 완전 융합안은 문과생은 과학, 이과생은 사회과목을 응시해야한다는 부담이 새로 생긴다.

’사회’와 ‘과학’ 교과서는 현행 사탐 10과목, 과탐 8과목 체제의 개별 과목보다는 쉬운 내용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회’ 과목에는 경제, 법과정치,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지리 같은 기존 사탐과목이 두루 포함돼 있고, ‘과학’과목에는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과목이 융합적으로 섞여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존 사탐과목의 내용 들을 두루 공부해야할 것이라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문과생은 ‘과학’ 과목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지난 정부를 거치면서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지상 목표 아래 사탐과 과탐 선택과목수를 4과목에서 2과목까지 줄이고 다른 계열 과목 공부는 아예 하지 않아도 되게 한 상황이어서 급격하게 공부량이 늘어나는 듯한 인상이다.

’일부 융합안’이 채택되더라도 문과생은 과탐 1과목, 이과생은 사탐 1과목을 반드시 봐야 하기 때문에 역시 부담이 된다.

’완전 융합안’에서 수학과목이 현행 문과형 수준으로 하향 단일화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완전 융합안은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Ⅱ, 기하와벡터 과목을 원천적으로 제외한다.

그간 수능에서 이과생들이 어려운 수학을 대비하느라 상대적으로 수험 부담이 크다고 인식됐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이공계 신입생들의 수학 실력이 떨어진다고 불평했고, 신입생들을 우열반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일부 융합안’도 수학영역에서 공통과목 이외 나머지 미적분Ⅱ, 확률과통계, 기하와벡터 가운데 1과목을 택하도록 하고 있으나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통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EBS 연계율은 일단 현행 유지하지만 조정 가능성

교육부는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수능을 자격시험 수준으로 쉽게 만들겠다는 원칙 아래 2011년부터 수능문제와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70%로 유지해왔다.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국·영·수가 A/B 수준별로 출제돼 이런 연계율이 무의미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기조를 공식 폐기한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2015학년도 이후 수능에서도 EBS 연계율 70%는 일단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사교육 절감효과나 도시지역과 교육격차가 큰 농산어촌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EBS 문제풀이 위주로 학교교육이 왜곡된다는 지적도 많아 명확히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수능 영어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으로 대체하는 방안은 전면 폐기했다. 지난 정부가 충분한 검토없이 졸속 추진했다가 정부가 바뀌면서 정책을 뒤집어 국민 혼란만 키우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게됐다.

교육부는 여러차례 모의시행을 해봤으나 60만명이 응시하는 대입 시험으로는 쓸 수 없는 오류 가능성과 시행상의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사는 중요성을 인정해 별도로 분리해 필수화하지만 수험부담이 지나치지 않게 출제해야한다는 과제가 있다.

교육부는 한국사에 대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수험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내년 상반기에 출제경향 등을 사전에 안내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