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 담그는 이재민들… 화마 딛고 서둘러 일상으로

볍씨 담그는 이재민들… 화마 딛고 서둘러 일상으로

조한종 기자
입력 2019-04-10 22:44
업데이트 2019-04-11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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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피해 농가 육묘·농기계 등 지원

일손 보태는 자원봉사자들 도움 큰 힘
동해시 오토캠핑장은 14일부터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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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지역에 눈… 2차 피해 우려
산불 지역에 눈… 2차 피해 우려 강원 산간에 눈이 내린 10일 산불에 타 까맣게 변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야산과 흰 눈이 쌓인 설악산 능선이 흑과 백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산불 피해를 본 강원도에서는 태백 지역에 1985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4월 중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지난 9일 밤새 차가 눈길에 고립되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대관령 23.8㎝, 평창 용평 21.4㎝, 정선 사북 16.6㎝, 강릉 왕산 16.2㎝, 진부령 11.7㎝, 미시령 7.8㎝의 눈이 내렸다.
고성 연합뉴스
강원 산불 지역들이 ‘화마’ 피해를 입은 생채기에서 차츰 벗어나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산불피해 이재민들은 10일 영농철을 맞아 볍씨 담그기와 못자리 만들기를 비롯해 캠핑장 정상화 등 일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름에 빠져 있는 이재민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크다.

피해가 가장 컸던 고성지역에서는 군과 농협을 중심으로 영농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산불로 볍씨와 농자재, 농기계 등 피해를 입은 농가의 영농지원에 나섰다. 이재민 상당수가 농사가 생계수단인 농민인 만큼 모내기 등 적기 영농을 최대한 지원해 실의를 딛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불 피해 농가에 볍씨, 육묘, 육묘상자 무상 지원, 옥수수, 콩 등 밭작물 종자 지원과 농업기계 임대사업소 보유 농기계 지원, 못자리 설치와 모내기 일손돕기 지원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른 피해지역 지자체들도 가장 우선 영농지원에 나서 이재민들의 시름을 한결 덜고 있다.

이재민들 스스로도 복구에 나서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강릉에서 집과 선산을 지키느라 밤새도록 산불과 사투를 벌였다는 김연옥(여·63)씨는 “불이 꺼지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안 아픈 곳이 없는데 그래도 농사는 지어야 하니 고추를 심으려고 골을 파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차 방문한 박상희 광주광역시 광산주자원봉사센터장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 작은 일손이나마 보태고 싶어 새벽밥 먹고 달려왔는데 막상 현장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이재민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동해시는 화재 피해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망상 오토캠핑리조트을 빠르면 오는 14일부터 조기 정상화할 계획이다. 산불로 망상 오토캠핑리조트 시설의 상당부분이 소실됐지만 남아 있는 제2 캠핑장부터 문을 열고 정상 운영하기로 하고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또 산불 피해를 입은 제1 캠프장 내에서 소실되지 않은 한옥과 캐러밴 등도 전기시설을 응급 복구해 오는 5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고성·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9-04-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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