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임기중 야스쿠니 참배’ 여지 남겨

아베 ‘임기중 야스쿠니 참배’ 여지 남겨

입력 2013-08-14 00:00
업데이트 2013-08-1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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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파장 피하고 지지층 의식해 공물료 납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의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키로 한 것은 한국,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을 의식해 직접 참배는 하지 않지만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신념에는 변함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아베 총리가 신사에 바치는 공물인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사비로 14, 15일 중 야스쿠니에 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다마구시료(料)는 통상 타인에게 참배를 의뢰할 때 신사에 내는 것인만큼 결국 ‘대리 참배’라고 할 수 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 부조를 전달하며 예를 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단 본인이 직접 참배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한국, 중국과의 외교갈등으로 취임후 두 나라와 정상회담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9∼10월 이어지는 다자 정상회의때 한·중과 정상회담을 모색키 위한 분위기 조성, 내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승패가 판가름나는 도쿄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신 다마구시료를 납부키로 한 것은 ‘마음은 야스쿠니에 있다’는 점을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층에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와세다대 이종원 교수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베 총리가 외교적인 입장 때문에 직접 야스쿠니에 가지는 않지만 자신의 우파적인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대내외에 발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이번은 아니더라도 임기 중에 야스쿠니에 갈 수 있다는 신념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전 막판 참모들에게 야스쿠니 참배 시기와 관련, “종전일(8월15일)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시기와 중국, 한국, 그리고 미국의 반응을 봐가면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또 외무성 간부는 “포인트는 언제 가더라도 반발하는 중국, 한국보다 오히려 미국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한·중과 일본 사이의 관계 악화가 동북아 정세 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미국의 입장이 8·15 참배 자제를 결정한 최대 변수였다는 얘기다.

산케이 신문은 앞으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가을 제사(10월17∼20일)때 참배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국제정세와 국익을 감안,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아베 총리가 다마구시료를 ‘자민당 총재’ 명의로 내기로 한 것은 최근 아사히 신문 등 일부 언론이 종교시설인 야스쿠니에 정부 각료가 참배하는 것은 정교분리의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것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006∼2007년 첫 총리 임기때 야스쿠니 신사에 가지 않은 것은 ‘통한’이라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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