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부패 의지 시험대’ 보시라이 재판 개정

‘시진핑 반부패 의지 시험대’ 보시라이 재판 개정

입력 2013-08-22 00:00
업데이트 2013-08-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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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이후 최대 정치재판…이틀간 진행될 듯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 겸 정치국원의 재판이 22일 시작됐다.

이번 재판은 중국의 5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최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반부패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제5법정에서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의 재판 심리를 시작했다.

재판 직전 피고인 보시라이와 방청객 등 재판 참석자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수십대가 줄지어 법원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보시라이는 공직 시절 사업가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공금을 횡령했으며 아내의 영국인 독살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 수수액 등 형량과 밀접히 관련될 수 있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재판은 형식적으로는 공개 재판 형식이지만 방청객들이 공개 모집 절차 없이 일찌감치 정해져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됐다.

법원 주변에 모여든 취재진 100여명은 보시라이 재판이 진행되는 5호 법정은 물론이거니와 법원 정문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 허가받지 못했다.

이번 재판이 언제 끝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재판 전례를 따른다면 이번 재판도 이틀가량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 당 수뇌부인 정치국원이 부패 문제로 낙마해 재판을 받은 것은 2008년 상하이 당 서기 천량위(陳良宇) 이후 5년 만이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중국공산당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인데다 태자당(太子黨)의 선두 주자로 5세대 지도부 진입을 노렸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재판이 갖는 무게는 천량위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이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의 정치적 재판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보시라이 낙마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저지른 영국인 닐 헤이우드 독살 사건이다.

살인 사건 은폐를 놓고 갈등하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을 기도하는 초유의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보시라이 일가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반대 세력에 공격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중국 당·정은 보시라이 사건이 전형적 부패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보시라이 처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보시라이가 기소된 지난달 25일 낸 논평에서 “보시라이 기소는 당 중앙의 단호한 반부패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13억 인민에게 했던 파리부터 호랑이까지 가리지 않고 잡겠다던 장엄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 서기 시절 좌파 정치인으로 이미지를 굳혔고, 당 내외 좌파 세력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의 낙마 사건이 당내 세력 간 갈등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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