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메리카니즘’ 천명…첫 일성 미군철수 위협-FTA 재협상

트럼프 ‘아메리카니즘’ 천명…첫 일성 미군철수 위협-FTA 재협상

입력 2016-07-22 11:15
업데이트 2016-07-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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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공식 천명

“이제는 글로벌리즘(globalism)이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이 우리의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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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미국 뉴욕 유세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그는 19일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임명됐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외교·안보 구상을 이같이 정리했다. 국가 안보나 동맹 방어,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우선에 두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의 기존 ‘개입주의’와는 차별화된 ‘신(新)고립주의’ 노선이다.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또 경선 승리 후에도 이 같은 공약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다시 한번 선언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집권 시 기존의 동맹구조와 글로벌 무역질서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미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한 후보수락 연설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모든 무역협정 재협상”…보호무역 노골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입수한 후보수락 연설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서명한 것이 바로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특히 “그녀는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면서 “TPP는 우리의 제조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나는 개별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아울러 “중국과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면서 “재협상은 미국을 위해 더 좋은 거래를 끌어내기 위한 나프타 재협상을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협상을 얻지 못하면 협상장을 걸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시 한미FTA를 포함한 모든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의지를 공식으로 천명한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과 미군철수 가능성 시사…미사일 방어체계도 비판

트럼프는 후보수락 연설에 앞서 한 NYT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항상 협상장에서 걸어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하게 시사했다.

심지어 미군을 외국에 주둔시키는 대신 필요하면 미 본토에서 배치하는 방안이 더 경제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는 특히 서방의 집단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과 더불어 한반도의 평화도 보장할 수 없다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

특히 ‘1953년부터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가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NYT 기자의 반박성 질문에 트럼프는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점점 더 미치고 있고, 더 핵무기화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boiler) 같다”고 받아쳤다.

일본에 미사일 기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을 쉽게 요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오랫동안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구식이 됐다”고 말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모두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 온 전후질서와 동맹체제를 뿌리째 뒤흔드는 것이다.

비록 미국의 입장에서 최상의 이익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점도 밝혔지만, 이 같은 압박 자체가 ‘트럼프 정부’의 급진적인 전략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동정책 대변화 예고…‘이-팔 2국가’ 해법 대신 이스라엘 중시 천명

트럼프는 중동정책에도 대변화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과 정반대로 “우리의 위대한 동맹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힐러리가 그동안 이라크와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에 밀어붙였던 이른바 ‘국가 세우기’와 ‘정권 교체’의 실패한 정책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의 혼란스런 중동 정세가 모두 클린턴 전 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 탓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힐러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슬람국가’는 지도상에도 없었다. 또 리비아는 협력적이었고, 이라크는 폭력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란은 제재로 옥죄인 상태였고 시리아는 통제하에 있었다”면서 “그러나 힐러리의 (국무장관 재임) 4년 이후 IS가 역내는 물론 전 세계로 퍼졌고 리비아는 황폐화됐고, 이집트는 급진 ‘무슬림형제단’의 손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은 핵무기 개발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동안 집권 시 이란 핵합의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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