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동맹도 방어 안할 수 있다” 트럼프 발언 美국내외서 맹폭

“나토동맹도 방어 안할 수 있다” 트럼프 발언 美국내외서 맹폭

입력 2016-07-22 07:29
업데이트 2016-07-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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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비 합리적 보상 못받으면 ‘스스로 지키게 될거야, 축하해!’라고 말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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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등 개별국 문제 간섭 않을 것…미국, 훈계할 권리 없어”

미국 대통령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이 공격받더라도 자동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따른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선거 캠페인에 개입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동맹국 간 연대가 나토의 핵심가치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가 전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동맹국이 공격받더라도 자동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세계 1, 2차 대전을 겪으며 유럽의 평화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유럽 안보에 좋은 게 미국 안보에도 유익하다”며 “우리는 서로를 방어해 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유럽과 캐나다 등 동맹국들이 미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을 때 우리는 이를 목격했다”고 꼬집었다.

그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동맹국 단결의 필요성을 변호하고 나선 것은 드문 일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또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일부 유럽국가가 나토를 통해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의 국방 예산이 늘어났고, 올해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나라가 미국에 대한 의무를 다했는지를 검토한 뒤에 방어에 나설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남겼다.

현재 나토 규약 5항은 동맹에 대한 공격은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공동 방어에 나서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런 조항에 상관없이 기여도가 약하거나 미국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동맹은 공격을 받더라도 내버려 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트 3국에 해당하는 에스토니아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부담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는 유럽 5개국 중 하나이며, 9·11테러 이후에 5항이 처음 발동됐을 때에도 의무를 다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우리 동맹국 모두에게 동등하게 헌신하고 있다. 그게 동맹국을 동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에서도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발언은)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든다”면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매우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조롱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한 빌 후이젠가 하원의원(미시간)도 “전적으로 반대한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우리는 협약을 했으며, 협약에 따른 의무가 있다”면서 “트럼프처럼 말해 조직을 약화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이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나토 미국 대표를 지낸 커트 폴커는 “트럼프의 말은 동맹국을 노심초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권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에서는 더 혹독한 공격이 쏟아졌다.

캠프의 외교총책인 제이크 설리번은 “로널드 레이건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부끄러워할 일”이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에 기질적으로 맞지 않고, 기본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결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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