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전대 D-3> ‘민주주의 요람’ 개최지 필라델피아

<美민주 전대 D-3> ‘민주주의 요람’ 개최지 필라델피아

입력 2016-07-22 13:40
업데이트 2016-07-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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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에서 강한 상징성…1940년대 이후 쇠퇴하다 10여년전부터 부흥 조짐

내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는 민주주의 미국의 발상지다.

미국 독립선언이 이뤄졌고 영국에 대항한 미국 독립군의 중심 도시였으며, 미국 헌법이 제정된 곳이다.

1900년 이후 필라델피아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가 6번 개최된 일은 필라델피아가 미국 역사에서 가지는 상징성을 웅변한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장도 전당대회 개최지를 발표하면서 “미국 역사에서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위상”을 언급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지 클리블랜드와 비슷하게, 필라델피아 역시 도시의 쇠퇴에 따른 구도심의 공동화를 겪은 뒤 최근 약 10년간 구도심에서의 경제활동이 되살아나고 있는 도시다.

1940년대에 210만 명까지 늘었던 필라델피아의 인구는 2006년 149만 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00년대부터 시작된 요식업과 정보기술(IT) 관련 창업 바람을 타고 관련 인력이 유입되면서 지난해에는 157만 명까지 늘어났다.

‘센터 시티’라고 불리는 구도심 지역에서의 경제활동이 되살아나면서 새 초고층빌딩이 건설되는 등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그에 따라 공동화로 인한 치안 불안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미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인 만큼 필라델피아 역시 빈곤과 일자리 부족, 인종간 갈등 같은 미국 사회의 문제들을 모두 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27%인 빈곤율은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으며, 18세 미만 청소년 중 빈곤층에 속하는 인구는 37%에 달한다.

인종별 인구 구성을 보면 43%의 흑인과 41%의 백인이 비슷한 비율이고 12%의 라틴계와 6%의 아시아계가 뒤를 잇고 있다.

민주당이 필라델피아를 선택한 배경 중 하나는 필라델피아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성향을 보인 지역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등록 유권자 103만 명 가운데 78%가 민주당원이고 공화당원은 12%에 불과하다.

2012년 대선 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투표한 사람이 85%였고, 모두 17명인 시 행정위원 중 14명이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도시 외곽의 저소득층 거주지를 중심으로 기성 정치제도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감이나 절망감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점은 민주당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필라델피아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 특히 저소득층이 열렬히 환영했던 점도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희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부 필라델피아에 사는 저소득 흑인 여성 셜리 존슨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버스요금과 음식값 등 다른 비용은 모두 올라간다”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자신의 생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당대회 기간에 시위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2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적어도 23개 단체가 전당대회 기간에 집회 신고를 했다.

이중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단체를 자처하는 곳에서는 3만 명의 참가자를 모아 시위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시 당국도 시위 과정에서 대규모로 체포된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교도소 등에 여유공간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위에 나서려는 사람들에게 질서 유지를 요구하면서 장갑차나 같이 공포감을 주는 장비의 투입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기간에 경찰이 탱크가 아닌 자전거를 타고 근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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