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도심 폭탄테러, 위구르족 소행 가능성 급부상

방콕 도심 폭탄테러, 위구르족 소행 가능성 급부상

입력 2015-08-19 14:09
업데이트 2015-08-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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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레드셔츠’ 지목…남부 이슬람분리주의·IS도 주목 대상

태국 경찰이 방콕 도심 테러의 용의자로 중동 출신을 지목함으로써 이 테러가 위구르족의 보복 차원에서 자행됐을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반군부 세력인 이른바 ‘레드셔츠’,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 국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관련 테러분자들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방콕 폭탄 테러 현장인 에라완 사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용의자가 중동 출신 인물로 보인다는 점에서 위구르족의 소행 가능성에 적지 않은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태국은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자국에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9명을 지난달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이 당초 목적지로 원했던 터키에서 터키인들과 위구르인들이 주이스탄불 태국영사관에 난입하는 등 태국의 위구르족 강제 송환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들은 태국에 아직 남아있는 위구르족들을 더이상 중국에 강제 송환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위구르족 강제 송환 후 주태국중국대사관은 이와 관련된 테러를 우려해 태국 당국에 경비강화를 요청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가해질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라완 사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며, 이번 테러에서도 중국과 홍콩 관광객 5명이 숨지는 등 중국인 피해가 컸다.

경찰은 이번 폭탄 테러의 규모가 크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과거 레드셔츠들이 저질렀던 것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또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들이 그동안 방콕에서 테러를 감행한 적이 별로 없어 이들의 소행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람 전문가들도 이번 테러가 레드셔츠나 남부 이슬람분리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보기 어려운 규모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과 정부 당국자,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번 테러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들이 저질렀을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그만큼 과거 태국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인한 테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방콕에서 반년 가량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서도 수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해 모두 20여 명이 숨지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과 관련성이 있는지도 주목 대상이다.

지난 7월에는 남부 지방에서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 방화 등으로 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들은 2004년 이후 관공서, 경찰서 등에 대한 테러 공격을 확대해 지금까지 6천 명 가까이 숨지고 1만여 명이 부상했다.

IS 관련 국제 테러리스트의 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방콕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관광지로 국제도시로서 위상이 높은데다, 외국인이 드나들기 쉬워 국제 테러의 목표가 될 우려가 적지 않게 제기돼왔다.

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테러가 태국의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경제와 관광 산업을 위축시키고 현 군부 정권을 곤란에 빠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관광지 근처에서 테러가 일어난 점을 들어 태국 경제와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범인들이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를 테러 장소로 선택해 테러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는 것이다.

태국 당국은 이번 테러가 국내 정치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은 물론 국제적 갈등에 의해 자행됐을 경우도 추적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놓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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