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도들, IS 맞서 무장 훈련

이라크 기독교도들, IS 맞서 무장 훈련

입력 2015-02-05 11:16
업데이트 2015-02-0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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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기독교도들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빼앗긴 땅을 스스로 되찾겠다며 무장 훈련에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라크의 기독교인 신병 수백 명이 처음으로 총을 들고 이라크 북동부 구릉지에 있는 미군 시설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정부군이 자신의 가족들을 무장 세력에 떠넘겨 버렸다며 IS를 물리친 이후에도 고향을 안전하게 지킬 힘을 기를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지난해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북부 니네베주 주도 모술을 가장 먼저 점령했다.

모술 북쪽에 있는 니네베 평원 지역은 소수 민족이 많이 사는 곳으로, 이곳의 기독교도 마을도 차례로 IS 수중으로 넘어가 3만여 명의 기독교 주민들이 피란했다. 당시 이 지역을 담당하던 쿠르드군은 IS의 공격에 지역민들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라크 전역에서 난민이 된 기독교도는 15만 명 이상이다. 이라크 기독교도는 주로 칼데아 교단 소속 아시리아계로, 지난해 정계 은퇴한 칼 레빈 미국 상원의원(민주)이 이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군 경험이 없는 전기 기술자로 신병에 지원한 피아스 메트르(27)는 “우리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은 앞으로 우리와 함께 살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쿠르드군 군사조직인 페쉬메르가 대원이었던 압둘라는 신병의 리더가 됐다. 그는 “IS가 모술을 장악했을 때 페쉬메르가 동지들이 달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빼앗긴 땅을 지킬 수는 없어 다음날 바로 그만뒀다고 말했다.

기독교도 신병 모집에는 2천 명 이상이 지원했지만, 이들이 모두 훈련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며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 500여 명이 퇴임한 미군 몇 명의 도움을 받아 한 달 정도 훈련을 받을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 누가 자금과 무기를 제공할 것인지는 기약이 없다.

이라크의 기독교 정치인들은 수십 년 동안 기독교도 지역을 지키기 위한 무장과 훈련을 추진해 왔으나 이라크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IS의 전신인 알카에다의 공격을 받았을 때도 이들 아시리아계 기독교도들은 지역 민병대 육성을 허가받았지만 실제 무장을 하지는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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