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1분기 16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인공지능(AI) 칩 수요에 더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비한 주문이 몰리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615억 6000만 대만달러(약 15조 7749억원)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3541억 4000만 대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4070억 8000만 대만달러(17조 7609억원)로 63.5% 증가했다. 앞서 지난 10일 발표한 1분기 매출 역시 전년보다 41.6% 늘어난 8392억 5000만 대만달러(36조 6417억원)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로 인해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는 와중에 미국에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재고 비축 수요가 증가한 결과 TSMC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 플랫폼별 매출 비중을 보면 AI 반도체를 비롯한 고성능컴퓨팅(HPC)의 매출 비중이 59%를 기록하며 지난해(46%)보다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77%로 지난해(69%)보다 8% 포인트 확대되고, 중국은 9%에서 7%로 비중이 줄었다.
트럼프와 TSMC 회장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대만 TSMC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웨이저자(왼쪽)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예정대로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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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TSMC 회장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대만 TSMC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웨이저자(왼쪽)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예정대로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미중 관세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2분기 이후 실적이다. 특히 TSMC의 경우 스마트폰·PC부터 AI 서버, 자동차 등 전 산업군에 걸쳐 반도체를 주문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 부과에 따른 시장 영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 가이던스(자체 추정치)로 지난해 2분기(208억 2000억 달러)보다 36% 이상 높은 284억~292억 달러(40조 2968억~41조 4319억원)를 제시했다. 아울러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380억~420억 달러(53조 9000억~59조 577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70%는 첨단 공정에, 10~20%는 특수 공정, 10~20%는 고급 패키징 분야에 투입되며, 미국 애리조나 공장 확장에도 소규모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신융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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