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6년 만에 날았다… 흥국생명 9년 만에 흥했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6년 만에 날았다… 흥국생명 9년 만에 흥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7-03-07 22:54
업데이트 2017-03-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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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정규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여자부 흥국생명 우승

대한항공이 ‘만년 우승 후보’의 꼬리표를 떼고 6시즌 만에 통산 두 번째 프로배구 V-리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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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프로배구 V리그 경기를 이기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프로배구 V리그 경기를 이기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프로배구 V-리그 6라운드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를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누르고 우승했다. 25승10패(승점 72)가 된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과 격차를 7점으로 벌리고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대한항공을 우승으로 이끈 건 구단의 꾸준한 투자 덕이었다. 대한항공은 매 시즌 우승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0~11시즌 우승 뒤 좀처럼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 박기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은 밋차 가스파리니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가스파리니의 합류는 박 감독의 ‘공격 배구’에 더욱 힘을 실었다. ‘공격의 시작은 강력한 서브’라는 박 감독의 지론대로 대한항공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가스파리니가 적격이었다. 그는 이날 현재 세트당 서브 0.606개로 부문 1위다. 가스파리니가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르면서 토종 주포 김학민도 부담을 덜었다. 가스파리니-김학민 쌍포는 연일 위력을 발휘했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존재감도 빛났다. 그는 고비 때마다 놀라운 공격 배분으로 상대 수비의 힘을 뺐다. 박 감독은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된 올 시즌 장단점이 다른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한 게 이번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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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흥국생명 선수들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0 승리로 9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여자배구 흥국생명 선수들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0 승리로 9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앞서 여자부의 흥국생명도 KGC인삼공사를 3-0으로 완파하고 9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신고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한동안 하위권에 머물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흥국생명이었다. 그러나 박미희 감독이 부임한 2014~15시즌부터 체질 개선에 나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5년 만에 ‘봄 배구’에 나섰고, 마침내 올 시즌 리그 정상에 다시 섰다.

강팀의 기본 조건 가운데 하나는 연패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흥국생명은 올 시즌 단 한 차례 연패를 겪었다. 이처럼 탄탄한 전력에다 무엇보다 평균 나이 23세의 젊은 선수 18명이 초보 지도자 박 감독의 따뜻한 ‘엄마 리더십’ 속에서 한 덩어리로 뭉친 게 우승의 요인이었다. 박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으로는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국내 스포츠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보란 듯 ‘유리천장’을 깬 그는 “여성 감독이라도 똑같은 지도자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며 “물론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지만 지도자로 선수들을 이끄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등 감독을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7-03-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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