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 판정 속 가장 빛난 김연아

후한 판정 속 가장 빛난 김연아

입력 2010-02-26 00:00
업데이트 2010-02-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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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수가 최고의 연기를 펼쳤지만,‘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의 아성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

 경기를 마친 선수 가운데 ‘키스앤크라이 존’에서 유독 활짝 웃는 이들이 많았다.자신의 역대 최고점수를 넘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10위권 안에 든 선수들 가운데 안도 미키(일본)을 제외하고 조애니 로셰트(캐나다,202.64점),라우라 레피스토(핀란드,187.97점),미라이 나가수(미국,190.15점),레이철 플랫(미국,182.49점),스즈키 아키코(일본,181.44점),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172.46점),크세니아 마카로바(러시아,171.91점) 등 9명이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경기를 마치고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던 아사다 마오(일본) 역시 205.50점으로 최고점을 썼다.

 시니어 데뷔 두 번째 경기를 치른 곽민정(16.수리고)도 역대 최고인 155.53점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은 우선 심판들의 후한 판정의 영향이 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사공경원 경기이사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심판들의 판정이 기존에 비해 후한 편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테크니컬 패널의 판정도 그랬고 예술 점수도 전체 선수들에게 고루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사공 이사는 하지만 그런 경향이 생길 수 있었던 것도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 때만 하더라도 아이스댄스같은 경우 올림픽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게 넘어지는 선수들이 많았다.그런데 올해 대회에서는 자잘한 실수는 하더라도 크게 넘어지는 경우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점수 인플레’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심판들이 크게 흠잡을 만한 경우가 눈에 띄지 않아 후한 판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공정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신채점제(뉴저지시스템)에 선수들이 그만큼 적응을 마쳤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사공 이사는 “이번 대회에서는 4년 전과 다른 얼굴들이 많이 눈에 띈다.그만큼 세대교체가 많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가 기록한 역대 여자 싱글 사상 최고점(228.56점) 역시 단순히 점수 인플레의 덕을 본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사공 이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김연아는 오히려 점수를 박하게 받았다고 본다.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적당한 가산점을 얻었지만 쇼트프로그램 때는 특히 예술점수가 낮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예술점수의 5가지 요소 중 트랜지션(연결동작)에서 7.9점을 받고 안무(8.4점)와 해석(8.75점),연기력(8.60점),스케이팅(8.60점)까지 모두 8점대를 넘기면서 33.80점을 받아냈다.

 그러나 김연아의 연기는 9점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가 주어진 가운데서도 김연아는 상대적으로 깐깐한 판정을 뚫고 역대 최고점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이뤄낸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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