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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룬 두 베테랑 ‘내 생애 첫 월드컵’

꿈 이룬 두 베테랑 ‘내 생애 첫 월드컵’

입력 2014-05-10 00:00
업데이트 2014-05-10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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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휘·이근호, 홍명보호 최종 승선

4년 전 이즈음, 곽태휘(33·알힐랄)와 이근호(29·상주)는 눈물 어린 귀국길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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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휘는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을 보름 앞둔 5월 31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허정무 당시 감독은 “태휘야 일어나, 별거 아냐. 일어나”라고 소리를 질러 댔지만 그는 끝내 일어나지 못했고,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은 뒤 생애 첫 월드컵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근호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과 최종 예선 10경기에 나서 3골을 넣으며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 예비 엔트리(26명)에 들었다. 하지만 그 뒤 15개월 동안 1골도 넣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최종 엔트리에서 빠진 그는 곽태휘와 같은 비행기로 전지훈련 중이던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근호는 대표팀 연습복 대신 면세점에서 산 옷으로 갈아입고 취재진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꼭 4년이 흐른 뒤 둘은 지난 8일 홍명보 감독이 발표한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4년 전의 눈물을 환호와 감격으로 바꿀 기회를 잡았다. 우리 나이로 30대에 생애 처음 서는 월드컵,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곽태휘는 에이전트를 통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아공월드컵에는 부상으로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준비를 잘해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동갑인 박주영(왓퍼드)과 나란히 62경기에 출전해 홍명보호 선수 가운데 A매치 경험이 가장 많다. 득점도 18골로 박주영(24골)에 이어 두 번째다. 4년 전 귀국길의 눈물은 소속팀에서의 분발로 이어져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한편 홍명보호의 백업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하는 데 탄탄한 발판이 됐다.

군인 신분인 이근호는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렸던 일”이라며 “기쁘고 꿈 같은 일이 이뤄졌다”고 감격을 억눌렀다. 이어 “개인의 영광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한국의 모든 선수와 국군 장병을 대표해 가는 것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가장 먼저 부모와 통화했다고 전한 이근호는 “어머니가 ‘4년 전 기억이 떠올랐는데 어버이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며칠 전에 태휘형과 통화하며 ‘같이 (브라질에) 가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함께 가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5-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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