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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은 노장들’…경험에서 앞섰다

‘시들지 않은 노장들’…경험에서 앞섰다

입력 2014-11-12 00:00
업데이트 201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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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KS 우승 멤버 5인방 진갑용·이승엽·임창용·박한이·배영수

삼성 라이온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2002년의 전사’들이 2014년에도 가을 무대를 누볐다.

그들은 ‘상징’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조카뻘되는 후배들과 함께 뛰며 한국 프로야구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4 한국시리즈 엔트리(27명)에 진갑용(40), 이승엽(38), 임창용(38), 박한이(35), 배영수(34) 등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 5명을 포함했다.

삼성 올드팬의 추억을 되살리는 ‘전설의 멤버’였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에 멈춰 있지 않았다.

진갑용은 “단지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귀중한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차지한다면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역할은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경험이 많다’는 건, 한국시리즈란 큰 무대에서 ‘실력’으로 발현됐다.

지난 4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고 5개월 동안 재활에 몰두하다 10월 1일에야 1군에 등장한 진갑용은 한국시리즈에서 노련한 포수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애초 ‘백업 포수’와 ‘대타’로 분류됐던 진갑용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장원삼과 호흡을 맞춰 경기 종료 때까지 홀로 안방을 지켰다.

이날 삼성은 넥센 타선을 단 1점으로 묶으며 3-1로 승리했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흡족해하며 “역시 경험 많은 포수는 다르다”고 칭찬한 뒤 “4차전 선발 포수도 진갑용이다. 이후에도 진갑용을 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갑용은 투타 맹활약으로 사령탑의 신뢰에 보답했다.

진갑용은 ‘꼭 필요한 선수’로 꼽히며 최고령 한국시리즈 출전 뿐아니라 안타기록(6차전 40세 6개월 4일)까지 작성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한 그는 개인 통산 59경기로 SK 내야수 박진만이 보유한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출전 기록(58경기)도 바꿔놨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11일, 9회말 수비 때도 진갑용은 안방을 지켰다.

그때 마운드에는 임창용이 서 있었다.

2008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6시즌을 일본과 미국에서 보내고 한국으로 복귀한 마무리 임창용과 진갑용의 호흡은 여전히 완벽했다.

임창용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이 7-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진갑용의 리드에 따라 공을 던졌다.

4차전에서는 3-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넥센의 중심타선 유한준·박병호·강정호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세이브를 거뒀다.

임창용이 한국시리즈에서 세이브를 거둔 것은 해태 타이거스 마무리로 뛰던 1997년 10월 23일 LG 트윈스와의 시리즈 4차전 이후 17년 만이다.

임창용은 11일 6차전에서 우승 확정구를 던지는 영광을 누렸다.

진갑용·임창용 둘이 합해 만 78세, 최고령 배터리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하며 삼성의 승리를 지켜냈다.

’꾸준함의 상징’ 박한이는 이번 가을에도 맹활약했다.

3차전에서 1-1로 맞선 9회초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린 장면은 이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박한이는 자신이 보유한 한국시리즈 최다 득점, 안타, 타점, 사사구 기록을 더 늘렸다.

이승엽은 팀의 정신적 지주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5일 대구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쐐기 홈런을 터뜨리며 타이론 우즈(13개)를 넘어서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14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배영수는 ‘불펜 백의종군’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그는 두 경기에 등판해 투수 부문 한국시리즈 최다 출전 기록을 24경기로 늘렸다.

한국시리즈에 처음 나선 박해민(24)은 “나는 한국시리즈가 처음이지만 경험 많은 선배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 베테랑들은 그라운드에서 선수 대 선수로 후배와 경쟁했고, 더그아웃에서는 묵직한 중량감으로 팀에 평정심을 선물했다.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가 이택근(34)과 오재영(29) 뿐인 넥센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구단 첫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진갑용·이승엽·임창용·박한이·배영수도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임창용을 제외한 4명은 처음 경험한 한국시리즈에서 패배의 아픔을 곱씹었다.

그날의 상처를 2002년 우승으로 씻어낸 이들은 매년 우승을 향해 달렸다. 그 사이 경험도 많이 쌓였다. 경험의 힘은 가을에 더 빛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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