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77분 빵 터진 ‘빵훈이’… 2연속 메달 보인다

답답했던 77분 빵 터진 ‘빵훈이’… 2연속 메달 보인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6-08-11 22:42
수정 2016-08-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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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신태용호 해결사로

멕시코에 끌려가던 후반 32분
한국 첫 유효슈팅을 끝내기 골로
2선-수비-공격까지 전천후 활약
신감독 “8강전도 아이들 해낼 것”

“우리가 이겼어요” 팬들과 찰칵
“우리가 이겼어요” 팬들과 찰칵 멕시코를 1-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선수들이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응원을 해 준 팬들에게 달려가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브라질리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권창훈(수원)은 신태용호의 간판이나 다름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을 겸한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의 최대 강점인 2선 공격을 주도한 선수다. 최전방과 미드필더 사이를 쉴 새 없이 드나들면서 화끈한 공격력을 갖춘 현재의 신태용호를 떠받쳤다. 그렇다고 그의 역할은 그저 공격라인과 미드필더를 조율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수비가 무너지면 라인을 밑으로 내려 수비벽을 두껍게 쌓고 공격이 신통치 않으면 ‘해결사’로 변신한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그의 진가는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 경기가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건 같은 시각 독일이 최약체 피지를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나란히 1승1무를 기록 중인 한국은 어떻게든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고, 골득실에서 밀리던 멕시코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 그야말로 끝장승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전은 물론 후반전 중반이 되도록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대표팀은 후반 30분까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볼 점유율까지 크게 밀렸다. 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게 비겨도 올라간다는 생각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멕시코는 전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대표팀을 압박했다.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의 정면에서 부에노 마르코의 오른발 슈팅을 시작으로 26분에는 세자르 몬테스의 헤딩 슈팅이 박용우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위 그물을 흔들더니 3분 뒤에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얻어내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16분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결정적인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계속됐지만 가장 필요할 때 가장 소중한 골이 권창훈의 왼발에서 터졌다. 후반 32분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아챈 권창훈은 멕시코 문전 오른쪽에서 왼쪽 깊숙한 곳으로 상대 수비 3명을 제치고 들어간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멕시코의 골망을 갈랐다. 그가 이날 멕시코전에서 기록한 첫 유효슈팅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권창훈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독일전보다 더욱 강한 정신과 간절함으로 준비했지만 생각보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그러나 나와 동료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오더라”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와 같은 권창훈의 결승골 덕에 골득실을 따지는, 숫자놀음을 내던지고 조 1위로 8강에 오른 대표팀의 신 감독은 “지금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라는 말을 흔히 듣지만 권창훈처럼 경험과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의외로 많다”면서 “8강전에서도 이들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6-08-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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